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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Oct 23. 2016

오른발 앞으로-

1인가구 또는 2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집을 꾸미는 사람들이 늘어 나고 있다. 집이라는 공간에 사람들이 전보다는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눈을 감는 공간.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공간.


집을 꾸민다는 건, 단순히 보기에 좋은 데코를 한다는 게 아니다. 공간을 가꾸는 것. 하루 중 회사 다음으로 가장 많이 보내는 공간이 집인데 그 집을 어떻게 꾸미느냐가 그 공간에 사는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벽지의 색상, 가구, 동선, 조명까지 같은 크기의 공간이라도 사는 사람에 따라 그 결과는 확연히 다르다.


혼자 살다가 2년전 동생이 오면서 한 공간에 두 사람이 살게 되었는데 해가 바뀌기 전엔 두 사람이 각자의 공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이사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도 성공적인 한해였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집으로 이사갈만큼 올해는 알뜰하고 계획적으로 살았다. (작은 거지만 뿌듯하다.)


투룸 공간을 알아보니 대게는 옵션이 없어서 냉장고, 세탁기, 침대, 식탁, 옷장을 새로 구매해야 한다. 인터넷 사이트를 몇곳 뒤져보기도 하고 인테리어 앱을 다운받아 심심치않게 보자니 꼭 결혼 준비하는 예비신랑 신부 마음이 이런 거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투룸은 원룸과는 다르다. 그나마 조금 집같은 느낌이 든다. 개인 공간인 침실과 공용 공간인 거실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차이. 막상 이사를 준비하려니 도화지를 앞에 둔 어린 아이 같은 기분이 든다. 새하얀 도화지를 눈 앞에 두고 막 스케치를 하기 전의 떨림, 기대감 같은 거.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그런 상태. 기분 좋은 두근거림에 어떤 가구를 살지 곰곰이 생각했다.


새공간에 가면 동생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고, 전보다는 좀 더 아기자기하게 집 안을 꾸밀 수도 있겠고 호수 공원을 거닐 수도 있겠다.


차근차근 한발짝씩 앞으로 걸어 가는 기분이 들었다. 마침 비가 내려 내일 아침이면 시원하게 맑은 하늘이 월요일을 열어 주겠지!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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