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은 해가 바뀔 때 그 시간을 그냥 흘러 보냈다. 한해를 돌아본다거나, 다음해를 계획한다거나 하는 특별한 의식을 하진 않았다.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바뀌는 시간이 4월 14일에서 4월 15일로 바뀌는 시간과 비교해서 뭔가 더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애초부터 시간이라는 건, 뚜렷한 경계가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걸 감안하면 우리가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지극히 사람다운 의식은 꽤나 특별하다.
돌이켜보면 다사다난 했던, 길고도 짧았던 한해였다. 올해를 어떻게 보내고 새해를 어떻게 맞이할 수 있을까? 돌아봐서 잘했던 건 내년에도 더 잘 하고, 못했던 건 내년에는 노력해야지.
잘했던 일:
#1 여행
직장 생활을 하고나서 처음 떠났던 일본 여행. 여행 참 좋은 건데, 왜 이제껏 안했나 싶다. 뭐 안(못)했던 이유야 얼마든지 댈 수 있지만, 사실 하려고 마음 먹었으면 또 할 수 있었던 거다. 2017년에는 2월 홍콩부터 시작해서 더 많은 세상을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해야지.
#2 운동
올 한 해만큼은 가장 꾸준하게 운동을 했다. 비록 연말에는 시간을 내지 못했지만, 일주일 두 세번씩 꾸준하게 땀을 흘리는 건 쉽게 습관이 되지 않았지만 어느 임계점을 넘은 순간부터는 일상이 되었다. Sound body sound body.라는 말이 맞다.
#일
상반기에는 이리 저리 방황도 했지만, 여름부터는 다시 잡은 일을 연말까지 스스로도 대견스럽게 잘 해냈다.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끈질기게 잡고 늘어지니 결국 될 일은 되더라. 그동안 작은 조직에서 아쉬웠던 큰 조직에서만 배울 수 있던 것들을 차근 차근 배우는 중이다. 2016년 좋은 기회가 와서 다행이다. '전화위복'
못했던 일:
#1 주위사람
생각했던 것 보다 주위사람들을 챙기지 못했다. 먼저 안부 묻고 전화하고 얼굴 보고 하는 거 중요한데 올해 좀 못했다.
#2 사랑
지난 일년간 가장 많이 느꼈던 것 중 하나. 낯 뜨겁지만,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 좋은 내가 되어 좋은 네가 올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면 인연이 오겠지 하는 바람이다. :D
기대된다 2017년. 그리고 잘가, 201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