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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빈 Aug 11. 2019

시련과 행복은 공기와 같다

내 삶을 돌아보면 크고 작은 시련으로 고통스럽지 않았던 순간은 거의 없었다. 시련은 다양한 방식과 크기로 나의 삶에 함께 했기에 때로는 내 삶이 순탄치 않다며 비관했던 날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시련 속에서 비로소 사색했고 성숙했음을 깨달은 후로, 나는 내 삶을 찾아오는 시련을 전보다 가볍게 마주하고있다. 시련과 실패는 그것을 직면한 인간에게 누구도 줄 수 없는 진실된 깨달음을 선물한다. 시련을 극복한 경험 속에서의 깨달음을 온전히 간직할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이다.   


시련을 괴로워한 만큼 나는 행복을 갈망했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은 '행복한 삶'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갈망한 행복을 나는 엄청난 노력 끝에 인생 끝자락 어딘가에서 겨우 만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손에 닿을 수 없는 가치를 갈망한 덕분에 내 매일은 한 층 더 불만스럽고 우울했다. 즐거운 순간에도 속으로는 '이 정도로는 행복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 라고 생각했다. 


시련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 무렵 행복에 대한 관점도 달라졌다. 행복을 일상에서 마주하는 작은 즐거움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긴 장마 끝에 반짝 얼굴을 내민 햇살을 마주한 순간이나 운동 후 샤워하고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잔이 그랬다. 시련과 행복에 대한 관점이 바뀐 후로 나는 담담해졌고, 충만함이 더 자주 나를 찾아왔다. 


시련과 행복은 마치 공기와 같다. 우리 곁에 맴도는 시련의 가치와 행복의 자연스러움을 깨닫는다면, 시련 앞에 괴로워 하며 잠식될 필요가 없고, 일상의 곳곳에서 행복을 더 자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보빈

Designer · Illustrator


Email : mia.bak03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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