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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여행자 Jan 31. 2024

치앙마이 한 달 살기 - 징짜이 마켓을 가다

동남아에는 많은 시장이 있다. 특히 야시장 문화가 발달했다. 대만도 야시장이 유명하고 태국도 가는 곳마다 야시장이 활기를 띤다. 외국인들은 해외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시장을 탐방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그렇다. 그리고 실제로 야시장을 가면 외국 여행자들이 넘쳐나지 않은가. 시장에서는 그 나라의 생활 모습과 다양한 문화를 엿볼 수 있기에 반드시 가봐야 할 장소라고 생각한다.


치앙마이에서 유명한 마켓에서는 토요마켓과 일요마켓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일요마켓, 즉 선데이마켓이라 불리는 야시장이다.

내가 9년 전에 갔을 때만 해도 충분히 여유롭게 걸어 다니며 야시장의 풍경을 기분 좋게 구경할 수 있었다. 하지만 5년 전에 갔을 때는 사람이 앞뒤로 치어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선데이마켓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엄청 길고 엄청 넓다. 시장 한 복판에서 수많은 인파에 휩싸인다면 언제 밖으로 나갈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공포감에 휩싸인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가지 않았다. 물론 선데이마켓은 여전히 치앙마이의 가볼 만한 곳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기에 치앙마이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꼭 방문하라고 전해주고 싶다. 하지만 한두 번으로 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그 엄청난 인파 속에서 꽉 막힌 트래픽잼을 즐길 수 있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든지 다시 가도 좋을 것이다.


야시장도 여러 개 있고, 또한 낮에 열리는 마켓도 많다. 그러기에 치앙마이는 볼거리가 많다. 나는 지난번에 가지 못했던 러스틱 마켓, 즉 요즘은 원래 이름 그대로인 징짜이 마켓이라 불리는 곳을 가기로 했다.

지난번에 원님만 미슐랭 맛집에 같이 갔던 한국인 중의 한 명과 함께 가기로 했다. 그 이후로도 브런치 카페에 함께 가서 조금 친해졌다. 두 번 만났다는 건 나름 공감과 편안함이 형성되어 있다는 거다.



우리는 일요일 오전에 만나 그랩택시를 타고 징짜이 마켓으로 향했다. 입구부터 무언가 분위기가 밝고 좋았다. 날씨 좋은 일요일이기에 화창한 햇빛이 징짜이 마켓의 분위기를 한결 빛나게 해 주었다.


야시장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옷가지들도 많이 팔고, 갖가지 장신구들을 팔았다. 마켓 가운데에는 커다랗게 다양한 먹을거리들을 팔았다. 흡사 쇼핑몰의 푸드코트처럼 말이다. 또한 대형 슈퍼마켓 같은 공간도 있었고, 카페도 있었다. 말 그대로 있을 건 다 있었다. 그다지 큰 것 같지 않으면서도 결코 작지 않은 제법 알찬 규모의 사이즈였다.



이곳 야외 푸드코트는 오후 2시 정도까지만 영업하고 철수를 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신기해 보이는 음식들을 사 먹었다. 예상한 맛도 있었고, 색다른 맛도 있었다. 그것이 해외 시장에서의 먹거리 탐방의 묘미 아니겠는가.


나는 이곳에서 해외에서 사용할 작은 지갑을 샀다. 나는 태국에서 따로 지갑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냥 태국 지폐와 트래블로그 카드를 함께 바지 주머니에 구겨 넣고 다녔다.

늘 분실의 위험이 있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징짜이 마켓에서 카드와 지폐를 넣을 수 있는 작은 지갑을 샀다. 일반적인 지갑이 아니라 동전지갑 같으면서도 납작해서 카드와 지폐를 넣기 좋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다지 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필요했으니까 구입했다.


결과적으로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진작 샀어야 했다. 더욱 안정적으로 현금과 카드를 소지하고 다닐 수 있었다.


징짜이 마켓 이외에도 코코넛 마켓이나 참차 마켓, 반캉왓 등 낮에 갈 수 있는 마켓들이 많다. 서로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선보이기에 여유가 될 때마다 둘러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될 것이다.



원님만 근처에서도 금요일부터 화이트 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작은 마켓이 열린다. 옷가지나 액세서리들을 주로 파는데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옷이나 액세서리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가격을 자랑한다. 물론 퀄리티도 그만큼 좋으니 그런 가격을 받지 않을까 싶다.


동남아는 확실히 물가가 싸다. 그런 메리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동남아 여행을 선호한다. 하지만 그건 로컬 식당이나 교통비가 싼 것이지, 웬만한 백화점이나 조금이라도 좋아 보이는 식당에 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가격이 매겨진 곳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로컬 식당이 가격이 매우 저렴하긴 하지만, 사실 한국음식만큼의 양이나 퀄리티는 되지 못한다. 우리처럼 물, 갖가지 반찬, 국 등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나라는 결코 없다. 동남아든 서양이든 식당에 가면 물을 사던지 음료를 따로 시켜야 한다. 양이 적으면 한 가지 메뉴를 더 먹어야 하고 말이다.


싸다고 막 소비를 한다면 결국 한국에서의 소비금액 이상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비할 때 유심히 관찰하는 버릇을 가져야 한다. 며칠 간의 여행이라면 모르겠지만, 장기 거주일 때에는 그래도 절약을 해야 더욱 다른 좋은 것을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예전에 못 가봤던 징짜이 마켓을 방문해서 기분이 좋았다. 기대만큼 분위기도 좋았고, 날씨도 역시 좋았다. 치앙마이에서는 이렇게 소소하고 게으른 행복을 느끼며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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