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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피디 Dec 22. 2019

정말 좋은 인터뷰를 봤다

인간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결국 '대화'다.

"우리가 지금 하와이에 있단 말이죠, 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쇼'의 일부에 하와이에서 촬영됐구요. 그리고 드웨인씨는 어린시절 하와이에서 산 적도 있어요. 그리고 며칠 전에는 하와이에서 열렸던 시위에도 참가하셨었죠. 거기에다가 폴리네시아 문화, 정확히는 '사모아'의 문화가 당신 삶의 큰 일부예요. 그 문화가 영화에 등장했단 말이죠. 그래서 바로 지금, 바로 여기에 있는게 얼마나 자랑스러운가요?"


https://www.youtube.com/watch?v=n99U7VIN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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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봤던 모든 인터뷰 중에서 가장 환상적인 질문이다. 인터뷰 사전 조사는 당연하고, 예민한 주제를 정말 세련된 느낌으로 전달했다.


토크쇼에서는 게스트의 내심을 들여다보며 정말로 그가 대중에게 하고 싶은 말을 찾아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누군가 질문하지 않으면 말 할 수 없는 것들도 있거든. 


1. 인터뷰의 표면적인 목적인 영화홍보로 시작,

2. 드웨인 존슨에 대한, (대중이 잘 모르는) 정보를 전달

3. 그것을 디폴트로 두고 더 깊은 질문을 시도. 하와이 시위나 사모아 문화에 대한 드웨인의 자부심. 드웨인 존슨은 너무 미친듯한 유명인이라, 오히려 단편적인 모습만 보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근육질의 액션배우. 레슬러출신의 슈퍼스타. 하지만 그가 내면에 가진 '사모안'으로서의 정체성과 그 문화에 대한 긍지를 덧붙여 소비하는 것은 대중들로 하여금 아주 '맛있는' 경험을 하게 한다.

4. 그리고 마지막은 열린질문. 질문을 여러개로 엮은 후에, 게스트의 의식흐름에 답변을 맡긴다. 게스트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 


오죽하면 저런 월드 스타가 이름없는 유튜버(월드기준)에게 '그런 질문을 해줘서 고맙다'고 할까.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이승국이 얼마나 고마웠을까. 이 건 최근 몇년간 봤던 인터뷰 중 제일이다. 영화 홍보를 넘어서 드웨인 존슨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 인터뷰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싶다면, 강연을 요청하지 말고 토크쇼를 기획하는 것이 낫다. 스스로의 발화로는 건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많으니까. 인간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결국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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