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lly KyuHyang Lim May 17. 2023

작가의 우주를 어떻게 보여줄까


오늘은 작품 설치를 끝냈다. 며칠간 문 닫혀있던 갤러리는 전시준비로 복작거렸고 전시를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 의견고 감탄사들이 어디에 어떤 형태로 자리 잡아야 할지 모른 채 공간을 떠다녔다. 어떤 전략과 의도를 담아 어떻게 어디에다 걸지 , 어떤 것을 빼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며 계획하고 지향해야 할지에 대해 떠다녔던 생각들이 세 시간에 걸쳐 마침내 정돈되고 정돈되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듯하다.


키마 작가의 세계는 시작점과 끝을 알 수 없는 우주만큼 광활하다. 이 3차원의 제한된 세계에 어떻게 그 수많은 유니버스를 펼쳐 전개할 것인가? 현실 세계는 작가님의 우주를 담기에 작아 수많은 제한이 있다는 결론을 냈음에도 결국에는 그 예술의 가치를 세속에서 실현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다.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그런 작가만의 언어 세계를 중화시키고 풀어내어 현실세계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대중들에게 선보여아 하고 작가님은 다양한 우주의 이야기를 찬찬히 하나씩 하나씩 꺼내어 풀어내면 된다. 우리에겐 앞으로의 수십 년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기에 조급할 필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또 서로에 대해 알아갔다. 이제 그렇게 된 지도 어느새 삼 년째 접어든다.


최근 작업을 무리하셔서 몸이 아프셨다는 소식을 듣고는 안타까웠지만 난 잘 알고 있다 몰두하는 것을 중단할 수 없는 사람이란 걸. 일을 대하는 태도나 욕심, 성취욕의 모형이 비슷한 유형이기 때문에 몰두하는 힘은 스스로도 멈출 수가 없고 어떠한 욕구를 성취로서 해소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갤러리 운영자든 예술가든 얼핏 보면 이상적이고 탁월한 아름다움 속에서 일하며 사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전시가 시작되는 날부터 아마 오늘의 혼돈과 고민을 잠시 넣어두고 비밀정원과 같은 판타지적 공간에서 여러분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이 아름다움에 그들을 내맡겨도 된다.

.

빅토리아 시리즈는 작가의 큰 유니버스에서 아주 일부다. 아주 화려한 맥시멀의 정수이지만 우리에겐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 설렌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시 준비를 하다가 만난 숲속여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