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는 자기만의 뮤즈를 갖고 있다. 창작자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건 축복이자 행운이다. 나에겐 엄마가 있다. 엄마랑 싸울 때마다 고뇌가 깊어지고 사유가 확장되며 영감은 솟아난다. 지금도 집에서 좀 일찍 나와 탄천에 앉아 물과 새들과 러닝하는 사람들(부지런도 하셔)을 보고 있자니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누구나 아끼거나 가까운 사람들에겐 마음이 있는 만큼 ‘이걸 주면 좋아할까?(좋아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선물도 까다롭지 않아야 잘 받을 수 있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줬을 때 반응이 예상과 다르거나(안 좋은 쪽으로), 이것저것 따진다면 그리고 그런 반응이 반복되면 선물하기를 꺼려하게 된다.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많은 걸 고려(그런데 보통 이런 부류는 그냥 원하는 걸 사주는 게 제일 편하다. But 서프라이즈 선물은 전무하게 됨)하다보면 선물하기 전에 지쳐버린다. 그래서 선물을 자주 받을 수 있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건 선물을 잘 주는 사람 옆에 있는 게 제일 좋지만, 까다롭지 않은 척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누구나 선물을 할 때는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으로 자기 기분까지 좋아지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안 그런 사람은 댓글 바람) 고로 선물을 받았을 때 설령 조금 취향에 안 맞고 까다롭게 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물론 한두번 정도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취향이나 안목을 설명하는 건 현명하다. 하지만 그게 반복이 되면?) 앞에선 실컷 좋아해주자. 그리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인 뒤 조금 시간이 흐른 후에 조금 더 원하는 것에 대한 속마음을 슬쩍 내비치는 것이 선물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이자, 조금 더 선물을 잘(많이 자주) 받을 수 있는 노하우지 않을까 싶다.
엄마와의 일상을 그린 한컷툰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