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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 좀 들어줘 4줄 리뷰

by 이문연


인생에 단 한 번도

마주치고 싶지 않은 인물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뱉어내는

날카롭고 무례한 독가시의 향연



* 이건 영화감상이 아닌 고문이다.

* 10분만에 기빨림. 하지만 끝까지 다 본 나, 칭찬해.

* 저런 사람(주인공 팬지)이랑 하루도 같이 못 살 거 같은데 팬지, 남편, 아들 셋 다 심리상담/치료 받아야 할 듯

* 팬지는 쉴새없이 떠드는데 모든 말이 불평불만냉소공격이다. 치과에 가도 의사샘한테 뭐라하고, 내과에 가도 뭐라하고. 아프게 하면 아프다 뭐라하고, 달래주면 아이처럼 대하지 말라고 뭐라하고. (어쩌라구!!!!! 이 입이 수류탄인 할망구야!!!)

* 팬지는 남편과 아들이, 여동생은 싱글맘으로 딸 둘이 있는데 팬지네는 팬지만 말(불평불만냉소공격)하고 남성 둘은 듣고만 있는다.(아들 불쌍해 ㅠㅠ) 여동생은 딸들이랑 친구처럼 지내고 화목하다.

* 팬지랑 여동생의 나이차는 대략 10살 정도 나는 느낌인데 엄마가 차별해서 자신이 이렇게 된 거라는 피해의식이 강하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팬지가 발견했는데 그 때문에 우울과 불안장애가 더 심해진 것 같기도 하다. (우울과 불안장애가 저렇게 심한데 대체 왜 병원을 안 가는거야? 정말 노이해. 그래서 그녀를 이해해보고자 서사를 추측. 엄마가 자살하셨나 하는 생각까지 해봄)

* 사는 동네가 그래도 치안이 괜찮고 어느 정도 여유있는 동네같다. 어쨌든 여동생네도, 팬지네도 돈 걱정없이 살 정도의 형편이라는 건데 어쩜 저렇게 어디를 가나 사람들에게 싸움을 거는지, 자기혐오가 타인에게 발현되는 것 같았다.(자기는 혐오할 수 없으니)

* 남편과 아들에게 엄청 잔소리한다. 1부터 10까지 마음에 안드니 모든 걸 잔소리하는 유형. 무슨 물 끓이는데 아들한테 한 컵만 넣으라는 것까지. 어휴. 스트레스.

* 자기만 아프고 자기만 피해자고 모든 건 타인들이 다 잘못했고 세상은 균과 위험으로 가득차 있고. 자신이 쌈닭인 건 정당한 거고. (어떤 암울한 서사가 있든지 간에 이런 사람, 인생에서 안 만나고 싶음)

* 여동생이 진짜 착하다. 그런 언니를 보듬어주고, 자기 집에 와서 살라는 둥 그 히스테릭을 다 받아준다. 그러고 엄마가 죽었을 때 자신이 있었어야 했다고.

* 엄마의 날에 아들이 집에 꽃다발을 놔두었는데 그 사실을 알고 미친듯 웃다가 울음을 터뜨린다. (이유가 궁금) 그런 후 집에 와서 그 꽃다발(평소에 식물, 동물 두려워해서 안 만지는 듯)을 가까스로 꽃병에 꽂아둔다. 그런데 남편이 그걸 보고 꽃다발을 빼서 마당에 던져 버린다. (왜죠? 이유가 궁금)

* 여동생이 딸한테 ‘너가 먼저 친절해야 상대도 너한테 친절하지‘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아픈 사람 제외다. 멀쩡한, 건강한, 상식적인 사람에게만 해당됨. 팬지는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이 팬지에게 친절한데 그 친절을 독설로 대응한다. 여러모로 팬지는 아픈(정신과 마음과 몸, 3종 세트) 사람임. 하지만 스스로가 그걸 모르고 바꾸려고 하지 않고 주변에 도와달라고도 하지 않기에 외로운 것이다. 즉, 자업자득인 외로움.

* 매번 저녁을 차려주다 이제 지쳤다며 알아서 먹으라는 장면에서 남편과 아들은 치킨을 먹는다.(표정은 무표정했으나 좋아하는 음식인 듯) 하지만 밴지는 어릴 적 엄마로 인해 너무 많이 먹어서 치킨이라면 치를 떤다. 하지만 여동생네 집에서도 남편은 생선이랑 치킨 중에서 치킨을 먹겠다고 고르는데 이것만 봐도 팬지는 자기중심적이란 걸 알 수 있다. 자기가 싫어해서 치킨을 안 먹었지만 정작 남편과 아들은 치킨을 좋아했던 것. 남편과 아들이 자기 이야기를 안 들어주고 외롭다고 울부짖지만 정작 본인도 다른 가족이 뭘 원하고 좋아하는지 들어볼 노력을 안 함. 내 마음에 안 든다고 폭언하고 탓만 할 뿐. 자업자득인 외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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