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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n Apr 26. 2018

도시락 전쟁


아이들의 도시락을 매일 싸야 한다.
1년에 한, 두 번 밤을 새다시피 끙끙대며 싸던 특별하고도 낯선 것이 시드니에서는 생활이 된다.

하얗게 아침을 맞이하는 일상.


도전처럼 일상처럼, 쿠킹클래스가 시작된다.
전날 IG+, COLE+에서 사온 음식을 풀어놓고, 메뉴를 정한다.

딱히 독특한 음식도 아닌, 평범한 메뉴들이지만 시드니에서 토종 한국 아이들의 음식을 만든다는 건 몹시 번거롭고 난해한 과제이다.
그러나, 도시락에 들어간 음식들이 아이들의 입으로 별다른 투정 없이 들어가고,

하원 후 빈 도시락을 씻을 때의 은근한 희열감은 하루의 피로를 푸는데 일조한다.

메뉴 선정에 대한 고민으로 머리를 싸매고, 시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며 하품으로 하루를 시작했던 지긋했던 시간들이 그리울 줄이야.


_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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