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운명이자 숙명
김기덕 감독은 영화 <실제 상황>에서 감독 이전에 자신을 속박한 것들을 제거하고, <아리랑>에서는 감독 이후에 자신을 속박하는 기억들을 제거했다. 영화 <아멘>은 자신이 왜 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고, 영화를 만드는 작업은 자신의 운명이자 숙명이라고 말한다. 단지, 운명과 숙명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일은 자신과 자신 속에 내제해 있는 존재를 찾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그 과정은 모든 것을 잃는 상실감과 그 심연한 상실감 안에서 하나하나 나 자신에게 또 다른 내가 주는 희망인 것이다. 근본적으로, 그러한 상실감과 희망은 또 다른 내가 나에게 주는 것이다.
그의 영화 <아리랑>에서 그는 4번의 총성을 울리고, 마지막 총성은 그가 감독으로서 <비몽>을 찍다가 생긴 사건의 기억을 제거는 그 자신에게 울려 퍼지는 총성으로 대신하고 있다는 점이 영화 <실제 상황>과 <아리랑> 사이에 <아멘>을 끼워 넣으면 이 퍼즐이 맞춰진다. 정확히 말하면, <실제 상황>, <아멘> <아리랑>, <아멘>이다.
영화의 중의성
<아멘>은 감독 자신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함으로써 왜 자신이 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되새기며, 그 당시의 고난의 시기를 극복하였듯이, 김기덕 감독이 왜 영화를 만드는 작업으로 그의 인생의 의미를 되찾을 수 밖 없냐를 보여주는 중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하여, <실제 상황>, <아멘> <아리랑>, <아멘>이다.
영화의 일반적인 리뷰는 '모과'님께서 올려주셔서 그것(아래 링크)을 참고하면 되겠다. 현 글은'모과'님이 올리신 영화 리뷰에 보충만 한다.
신발과 메시지의 의미
또 다른 나인 이명수(김기덕)는 소녀의 신발을 훔친다. 신발을 훔치는 행위는 이명수가 또 다른 자신인 소녀에게 인생의 길과 도를 찾으라는 의미이자 신호이다. 그리하여, 신발은 소녀가 그녀의 인생, 즉 김기덕의 인생에서 가야 할 곳과 도를 찾는 것을 의미한다.
소녀가 자신이 또 다른 나(이명수 = 김기덕)로 인해 임신한 상태인 것을 알았을 때, 이명수는 소녀 앞에 아기 신발을 그녀에게서 훔친 그녀 가방에 넣어 놓았고, 그녀가 그것을 내팽개치자, 그녀가 지나가는 길 가운데 놓는다. 김기덕, 즉 그녀가 가야 할 길을 영화와 함께 가라는 것을 암시한다. 아기 신발 한 짝에 쓰여있는 문구는 "나를 위해 그 아이를 이 세계에 태어나게 해주세요"라는 뜻이다. 즉, 영화가 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김기덕이 또 다른 김기덕에게 하는 내적 언어인 것이다.
그녀가 중절 수술을 결심하자, 또 다른 나인 이명수는 군복 위에 또 다른 메시지를 전달한다. "내 아이를 내 고향에서 세계에 태어나게 해주세요. 그는 결백하오."
이명수(김기덕)는 소녀에게서 빼았았던 모든 것을 돌려준 후, 그가 영화 <아멘>에서 줄곧 착용하였던 방독면 뒷 면에 자신의 이태리 베니스의 주소를 쓴 후 소녀에게 남겨준다. 그는 2004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고, 영화 <아멘>을 찍은 다음 해 2012년에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는다. 영화감독으로서 이태리 베니스에서 세계에 다시 태어났다.
<실제 상황>의 내용은 김기덕 감독의 감독 이전 이야기를 다룬 듯하다.
영화 <아리랑>은 감독 이후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의 신기한 예언(?) 능력은 영화 <활>에서도 보인다. 이 영화의 개봉 날짜와 영화 속 노인의 결혼식은 같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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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영화 <아멘> 다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