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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잠 Mar 28. 2023

모두가 불행한 시대

대체 행복한 사람은 누구야!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 본 것은 언제인지. 내일 벌어질 일들을 기대하며 잠들어 본 것은 언제인지. 아무런 이해타산 없이 열정만으로 행동해 본 것은 언제인지. 술을 마실 때가 아니면 나조차도 내 모습이 진심인지 아닌지 헷갈리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는지. 


 그야말로 주위를 보면 모두가 불행하다. 잠깐이라도 행복한 사람은 글쎄 그나마 오늘의 주식장이 조금 빨갛거나, 곧 퇴사를 앞둔 직장동료뿐이다. 그조차도 내일의 파란 장과 새로운 직장 입사일이 다가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불행해지겠지. 


 생각하다 문득 궁금해졌다. 대체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들끼리 살고 있는데 왜 모두가 불행한 거지. 대체 행복한 사람은 누구지? 행복한 그 사람들은 왜 행복할까? 


밥을 먹으면서 무심코 연 유튜브에서는 어떤 앳된 소녀와 성인 남자가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남자 : "근래 가장 저평가되고 있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소녀 : "친절과 관대함이요. 요즘 저에게 가장 필요한 거예요."


 남자가 질문하기 전에도 항상 그 생각만 하고 있었다는 듯 소녀는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 표정은 덤덤했으나 정말로 소녀는 아직 어린 자신에게 친절과 관대함을 절실히 바라는 듯했다. '어휴 누가 저렇게 아직 어린 소녀에게 그렇게 차갑게 대한 걸까.'라는 생각도 잠시. 바로 30분 전에 작은 실수로 귀찮은 업무를 던진 거래처를 욕하던 내가 떠올랐다.


 사회 초년생 시절 항상 지쳐 보이는 표정으로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상사들이 입버릇처럼 '친절'은 사회에서는 '독'이라고 하곤 했다. 정말 유용한 조언이었다. 나의 친절함은 그들에게는 이용해 먹기 딱 좋은 숨구멍이었고, 갑질의 전형이다 싶은 타 팀 동료에게 더 좋은 조건으로 이야기해 주는 거래처를 본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자신의 경험에서 어쩔 수 없이 친절과 관대함이 미덕이 아니라 믿게 된 어른들만 가득한 세상에서 소녀가 저렇게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겠지. 그리고 그런 사회에서 행복하길 바라는 것도 너무 양심이 없지 않을까. 그럼에도 모르겠다. 여기서 혼자 멈춰서 '친절과 관대함'을 가지고 살아가기에 우리 개인은 너무나 힘없는,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냄을 감사해야 하는 사람들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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