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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두 페소아의 집

by Artist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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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페르난두 페소아를 최근에야 만났다(책을 통해). 다른 나라에 살게 된 후 그를 무척이나 읽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엄마에게 책을 추천했고, 작년에 이곳에 방문한 엄마를 통해 나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살면서 종종 인간이 가진 '직관'의 힘을 보게 된다. 무엇이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을 인지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내 앞에 펼쳐지도록 이끄는 것. 고도의 집중력과 절망을 요구하는 것. 그러나 그 절망은 나약함을 동반하기보다 통찰력을 갖고 지켜볼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져야 할 것. 오늘은 그의 글을 필서 하듯이 이곳에 옮기고 싶다. 2016년 6월 26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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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이 집과 같다고 본다. 명부冥府로부터 올라온 우편마차가 나를 데리러 오기까지 그 안에서 일정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집이다. 마차가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그것은 알지 못한다. 어차피 나는 아무것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이 안에서 대기해야 하므로 이 집은 감옥이 될 수도 있다. 다른 인간들과 마주칠 수밖에 없으므로 이 집은 사교모임의 장소도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여기서 나가고 싶어 안달하는 것도 아니고, 여기를 익숙하고 마음 편한 장소로 느끼지도 않는다. 어떤 자들은 방에 틀어박혀서 게으르게 빈둥대며, 잠을 자는 것도 아니면서 침대에 누워 시간이 가기를 기다린다. 어떤 자들은 살롱에 나와서 분주하게 떠들어댄다. 그들 모두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놓아두면 그만이다. 살롱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음악소리가 내 귀를 기분 좋게 파고든다. 나는 문 옆에 앉아 바깥 풍경을, 그 색채와 소리를 감상하기 위해 눈과 귀를 열어둔다. 나는 홀로 앉아 느린 곡조의 선율을 입 속으로 불분명하게 흥얼거린다. 이곳에서 기다리는 동안 나 스스로가 작곡한 노래다.

우리 모두에게 저녁은 다가올 것이다. 우편마차는 도착할 것이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산들바람을 마음껏 즐긴다. 그리고 산들바람을 즐길 수 있도록 나에게 주어진 영혼도 마음껏 즐긴다. 나는 더 캐묻지 않는다. 나는 애쓰지 않는다. 내가 지금 여행자의 책에 써넣는 것이 언젠가 다른 이들에 의해 읽히게 된다면, 그래서 그들의 휴식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아무도 이것을 읽지 않거나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해도, 그래도 나는 괜찮다.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서> '1930년 3월 9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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