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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루트다 Aug 13. 2016

익숙한 것

이라쓰고 딴 짓이라 읽는다

석사시절에 내 주된 연구활동은 데이터수집이었다. 흔히 말하는 Crawling. 친절하게 API를 제공하면 속으로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데이터를 긁지만 웹사이트가 동적으로 데이터를 뿌린다든지 나의 접근을 막는다든지하면 html과 js들을 분석해가며 데이터를 수집할 포인트를 찾는다. 그 때는 그 작업이 정말 지루했었다. 카페에 가서 하루종일 HTML코드와 DOM파일들을 쳐다보기도 했고, 혹은 밤을 새서 모니터를 쳐다보며 패턴을 찾기도 했다. 큰모니터가 필요했기에 새벽에 일할 때는 당연히 연구실에 나와서 일을 했다. 

석사졸업논문때부터 social computing에서 주제가 다른 곳으로 옮겨갔고, 결국 수많은 크롤링코드들은 프로젝트 폴더에 남겨둔채 난 안드로이드에 매진했다. 내게 익숙한 것은 데이터 수집,분석, 시각화, 통계 등이고 새로운 것은 Mobile이었다.

그럼 지금은? 난 여전히 안드로이드를 보고있다. Front-End에서 Back-end로 넘어가 NDK를 사용하고 있고, 더 넘어가 kernel을 들여다보며 이리저리 수정중이다. 덧붙여 서버까지 구축하고 있다, 흡사 개발회사에 온 느낌... 아직 안드로이드는 내게 익숙한 것이 되지 않았다. 여전히 내게 익숙한 것은 데이터를 긁는 작업들이다.

엊저녁에 예전 지도교수님으로부터 예전에 쓰던 코드를 다시 써보고 싶다는 메세지를 받았다. 동시에 여자친구가 몇몇 연구아이디어를 제안했는데, 데이터 수집이 필요한 연구였다.  CHI데드라인에 맞추느라, 그리고 내가 이제껏 해보지 않은 분야에서 일하는 중이라서 일까, 지금 작업을 잠시 멈추고, 내게 익숙한 작업을 하고픈 충동이 들었다. 그러다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익숙한 것이 과연 내가 잘하는 것일까?? 아니 저 작업이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범주인가. 지금하는 것이 어려워 익숙한 것이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난 그냥 딴 짓을 하고 싶은 거다.

월요일은 데모데이다. 자꾸 익숙한 게 떠오른다. 딴 짓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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