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CHI 2017...
한마디: 꾸준히 글을 써온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꾸준히 글을 써보려 노력은 하지만, 심리적인 시간이 나질 않는다. 물론 넷플릭스를 볼 시간은 있다.
내 첫 번째 academic 성취를 꼽는다면 2013년도 CHI학회에 포스터를 제출한 일이다. 그 때 당시 난 이제막 그래도 '연구'라고 불릴만한 것을 하고 있었다. 재미난 현상을 발견했고, 과거의 학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받아 그 현상에서 발견한 문제를 해결할만한 솔루션도 구현해놓았었다. 안타깝게도 3월경에 시작한 연구가 5월에 발표된 논문 한 편으로 인해 전체적인 방향을 수정해야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지도교수님의 지도 아래 그래도 다른 방향의 contribution을 찾고 연구를 진행했다. 처음으로 혼자 진행한 연구였고, 중간에 한번 방향도 바꿨기에 안타깝게도 Paper가 accept되지는 못하였다. 학회에는 Work-in-Progress라는 (흔히 말하는 포스터) 세션이 있었고, 결과를 재정리하여 다행히 poster는 accept이 되었다. 내가 처음으로 학계의 사람들에게 '난 이런 연구를 하는 사람입니다'라고 알릴 기회를 가진 것이었다.
Work-in-progress라하면 현재 진행되는 연구를 추려서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피드백을 받고자 내는 자리이다. 안타깝게도 후속연구는 크게 없었다. 여러이유로 인해 (이는 나중에 다뤄볼까 한다) 내가 관심사를 다른 곳으로 돌렸기에 그 연구는 저 자리에서 멈췄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지금 논문들을 살펴보면, 내가 풀고자했던 분야를 꾸준히 연구한 사람들이 있었고, 냅킨아이디어와 다름없던 내 생각들을 구현하여 발표한 논문들도 있었다. 지금드는 생각이지만 나는 왜 그 때 멈췄을까? 연구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봤을 때, 나는 어쩌면 그 때 그 연구를 계속 해야하지 않았을까. 아직 연구가 주는 중압감을 느껴보지 못한 석사시절이라 그랬던 것일까. 잠시 그 때를 돌이켜본다.
오늘 동료로부터 메일이 도착했다.
RE:CHI 2017....
잠시 잊고있었던 포스터가 기억났다. 수업 중 진행했던 프로젝트로 두 번의 페이퍼가 reject된 뒤, 아직 하나의 완성된 연구로 인정받기에는 힘들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Late Breaking Work (a.k.a Work-in-Progress or Poster) 로 냈던 논문이 있었다. 메일을 열자 보이는 첫 문장
Will anyone of your four attend CHI 2017?
결국 우리들의 연구는 하나의 완성된 연구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나마 기여할 부분이 있다고 그리고 보완된다면 더 좋은 연구가 될 것이라고 받아들여졌나보다.
내 연구를 밑바닥부터 다시 쌓아올리느라 바쁜 요즘. 그래도 이 메일 한 통이 잠시나마 힘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