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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루트다 Feb 10. 2016

Peer pressure

Hey guys, come on here. We have a little announcement.

여느날과 다름없이 책상 앞에 앉아 작업 중이었다. 이 목소리는 분명 지도교수인 Daniel의 목소리인데, 무슨 일일까? 모든 HCI학생들을 모이자 그는 스마트폰의 Mail 앱으로 추정되는 것을 연 후에, little annouce를 하기 시작했다.

I've got a mail from CHI committee, we have two best paper this year!


2개의 Best paper라니... 참고삼아 말하자면, 우리가 Major로 꼽는 CHI conference는 20%정도의 accept rate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 best라는 소리는 통과된 논문들 중에서도 상위 5%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올해 우리 연구실에서는 총 4편8편의 논문을 제출했는데, 모두 빠짐없이 통과했다. 그리고 그 중에 2개가 Best paper에 뽑혔다고 한다. 축하의 박수를 보내주고 나서, 다시 자리에 와서 앉았다. 그리곤 급격하게 피로감이 몰려왔다. 단지 사실을 들었을 뿐인데 말이다.

내 지도교수인 Daniel밑에는 총 6명의 Ph.D가 있다. 3년차 Ph.D인 Mike, 그리고 Daniel밑에서 석사를 졸업하고 올라온 Peter, Haijun, Varrun, 마지막으로 이번에 박사신입으로 뽑힌, Nicole과 나. 이들 중 Haijun과 Mike의 논문이 Best paper로 뽑혔다고 한다.  Peter는 이미 CHI와 UIST에 논문을 낸 경험이 있고, Varrun은 이미 UIST한번 Best paper로, 그리고 이번 CHI에 통과되었다. 이들 사이에 껴있으니,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적지않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도교수인 Daniel은 오히려 압박을 주는 스타일은 아닌데, 내가 스스로 스트레스를 찾아받는 것인다.   Peer pressure는 분명 도움이 된다. 자극을 받음으로써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의 스트레스는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Best paper는 나중의 일이되더라도 일단 하나의 publish를 먼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 얼른 이 글을 접고 다시 연구를 하러 가야겠다....


걸작(傑作)이나 대작(大作)보다 습작(習作)에 충실하십시오. 논문을 쓰지 못하는 학자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바로 걸작에 대한 집착입니다. 이들은 다른 학자들의 논문들을 시시하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하찮게 평가한 논문들과 비슷한 수준의 논문을 쓰지 않으려고 애쓰다가 논문을 쓰는 데 엄청난 압박을 느낍니다. 걸작에 대한 소망은 학자로서 당연히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걸작은 쉽게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걸작을 지향한 논문이라고 해서 걸작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논문을 쓸 때마다 최선을 다하고 그 논문들이 쌓여지면서 걸작과 대작이 가능해질 뿐입니다.
-'학문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젊은 학자들을 위하여'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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