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이유
2017년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책 100권을 읽는 것이다.
무리인걸 알면서도 단순히 낭만적이라 시작했다.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책 100권 읽는 거예요, 정말 있어 보이지 않는가.
닥치는대로 읽는다
책 읽는 걸로 허세를 부리는 이유는 다른 걸 내세울 게 없어서 인 것 같다.
아니면, 소설책을 닥치는대로 읽던 시절. 그 순수함을 찾고 싶어서 인가.
혹시, 작가가 되고 싶다는 그 열정을 되찾고 싶었을 수도.
그래서 나는 지금 닥치는대로 읽고 있다. 소설부터 평론, 에세이까지 씹어먹을 듯이 읽고 있다.
조금은 내 마음이 다시 뜨거워지길 바라면서.
울면서 읽는다
책을 읽으면서 울 때가 많다. 위로 받아서, 나랑 같은 사람이 또 있는 것 같은 안도감 때문에.
그리고 열등감 때문에.
참 간결한데 재미있게 쓴 책을 다 읽고 난 후 몰려오는 허탈감은 설명하기 어렵다.
나는 그런 글을 쓰지 못한다는 자괴감. 노력을 했는가에 대한 죄책감.
책을 다 읽은 후엔 항상 운다. 엉엉
최근 울면서 읽은 책
배우 박정민. 나는 그의 연기를 좋아한다. 연기할 때 그의 손짓, 눈빛이 참 좋다.
그런 그가 책을 썼단다. 무조건 구입했다. 그리고 1년을 방치했다.
연기도 잘하는데 글까지 잘쓴다니 정말 최고다, 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연기도 잘하는데 글까지 잘써, 라는 마음이 들어서.
결국 지금 읽고 있다. 역시 그는... 글도 잘썼다.
그런데 자괴감보다 위로를 받는다. 그는 연기도 잘하는데, 글도 잘쓰고,
위로도 잘한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음 좋겠다.
-박정민 산문 <쓸 만한 인간> 중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가 행복하길 바라는 가장 간절한 사람은 바로 나다.
매순간 감사함을 느끼고, 살아 숨쉬는 것 자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쉽지 않다.
낮은 자존감과 근본적으로 비관적인 성격이 한 몫 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행복할 체력과 감정이 없다는 게 내 결론이다.
무엇을 보고 우와~ 라고 외칠만한 감정이 없고, 나의 감정을 요동쳐줄만한 무언가를 찾으려는
노력과 체력도 없다.
토요일엔 잠만 자기도 벅차고, 혹 누군가를 만나다고 해도 만나는 순간부터 기운이 빠진다.
이런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긴 하다.
여행하는 순간. 또 다른 장소에서 내가 조금 용감하고 부드러워질 때, 나는 행복하다.
그래서 여행을 계획한다.
다른 사람은 관심 없더라도, 나는 나만이 행복했으면 좋겠으니까.
*궁금하지 않겠지만, 유럽여행을 준비 중이다. 그와 관련된 글도 써보려 한다.
30살 여자의 로망. 여자 혼자 떠나는 여행. 누군가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쭈굴쭈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