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지 세 달.
지난 8월에 후지이 아사리 님의 <일본어 무작정 따라 하기>를 사서 열심히 외우고 나서, <일본어문법 무작정 따라 하기>를 사서 인강까지 들으며 35강까지 봤다. 그러다가 하도 까먹은 게 많아서 다시 앞으로 돌아가 복습하고 있다.
중국어는 소싯적에 구 HSK 10급, 신 HSK 6급을 땄었는데, 일본어도 예전 중국어 공부할 때를 생각하고 한 두어 달이면 문법은 웬만큼 떼고 단어랑 고급 표현들 좀 외우면 되나 싶었다. 그런데 웬걸! 더럽게 어렵다.
같은 한자를 써 놓고, 어떤 때는 이렇게 읽고, 다른 때는 다르게 읽는다. 중국어도 글자 하나에 발음이 여러 개인 때가 있긴 하지만, 그 발음들 사이에 대단한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좀 틀려도 다 알아먹는다.
그런데 일본어는 글자하고 발음이 따로 노니까, 진짜 이렇게 쓴다고?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어렵다.
문법도 참 X랄맞다. 뭔 놈의 활용이 이렇게 많은지...
물론, '부딪히다'와 '부딪치다'를 구분해서 쓰는 언어를 모국어로 가진 사람이 할 불평이 아닌 것 같기는 하다.
생각해 보니 한국어가 더 괴랄맞다.
시간을 말할 때, '열 시 열 분'도 아니고 '십 시 십 분'도 아니고, 왜 '열 시 십 분'이라고 할까?
사동 접미사, 이히리기우구추, 무려 7개다. '낮다'는 '낮추다'로 활용하면서, 들다는 '들리다'로 활용한다. 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은 이걸 다 외우겠지?
그런 걸 생각하면 일본어의 사역형, 수동형, 사역수동형. 외울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40대 중반이 되고 나니 암기가 잘 안 되는 느낌이 있기는 한데, 가만 생각해 보면 나이 탓보다는 누가 강제로 시키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기는 하다. 스터디를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