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법률규정을 잘 알고 있을까 (feat.절차구조)
제 브런치스토리에서 이미 여러 번 AI를 가지고 법과 관련해 테스트를 해 봤습니다만, 임대차 문제에서는 국산 AI가 꽤 괜찮은 성능을 보여주었는데, 유류분과 같이 좀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경우에는 예상대로 잘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그냥 법률규정 하나를 물어보겠습니다.
질문 : 절차구조를 신청할 수 있는 요건은?
간단한 질문입니다.
절차구조는 가사비송사건에 적용되는 '소송구조'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소송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 국가에서 변호사비 등 소송비용을 대신 지급해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취지는 좋은데 사실은 지급하는 변호사비가 워낙 짜기 때문에 막상 구조결정을 받더라도 맡아줄 변호사를 찾는 게 더 어렵긴 합니다.
<가사소송법>
제37조의2(절차의 구조) ① 가정법원은 가사비송사건의 절차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없거나 그 비용을 지출하면 생활에 현저한 지장이 있는 사람에 대하여 그 사람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절차구조(節次救助)를 할 수 있다. 다만, 신청인이 부당한 목적으로 심판청구를 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제1항의 절차구조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제128조 제3항부터 제5항까지, 제129조부터 제133조까지 준용한다. 다만,「민사소송법」제132조 및 제133조 단서는 마류 가사비송사건에 한정하여 준용한다.
어쨌든 굳이 절차구조로 테스트를 해 보려는 이유는 위와 같이 법 규정에는 너무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만 인터넷을 열심히 찾아봐도 잘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연 AI가 법 규정을 학습을 했을까, 아니면 그냥 인터넷에 아무 글이나 학습을 했을까 궁금했습니다.
먼저 ChatGPT에 물어봤습니다.
절차구조는 소송 절차에서 당사자가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법원이 소송비용(예를 들어 인지대, 송달료 등)을 면제하거나 유예해 주는 제도입니다. 이를 신청하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법적 근거
민사소송법 제128조~제135조
절차구조는 민사소송뿐만 아니라 가사소송, 행정소송 등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됩니다.
2. 절차구조 신청 요건
(1) 경제적 어려움
신청인이 소송비용(인지대, 송달료 등)을 부담할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경제적 능력 부족 여부는 재산, 소득, 부양가족 수, 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2) 소송의 승소 가능성
신청하려는 소송이 명백히 승소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절차구조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청구가 명백히 이유 없거나 법적 근거가 없는 경우, 법원은 절차구조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3) 구조의 필요성
절차구조가 필요한 구체적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예: 소송비용을 선납하지 못하면 소송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
3. 신청 절차
절차구조 신청서 제출: 소송을 제기하면서, 또는 소송 도중에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입증자료 제출: 경제적 어려움과 관련된 서류를 첨부해야 합니다.
예: 재산목록, 소득증명서, 부채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등.
법원은 신청서를 검토한 뒤 필요할 경우 심문 절차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합니다.
4. 절차구조의 범위
법원이 절차구조를 승인하면, 다음 항목에 대해 비용이 면제되거나 유예됩니다.
인지대
송달료
증거조사 비용(예: 증인 소환 비용, 감정 비용 등)
변호사 선임 비용(법원이 국선변호사를 지정하는 경우)
5. 절차구조의 취소
법원은 절차구조를 허가한 후에도 신청인이 경제적 사정이 개선되었거나 구조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이 밝혀지면 구조 결정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결론
절차구조를 신청하려면, 경제적 어려움, 소송의 승소 가능성, 구조 필요성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자, 일단 법률조항을 틀렸습니다. 가사소송법을 민사소송법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또 가사비송절차에 적용되는 제도를 소송 절차라고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 ChatGPT는 전체적으로 가사비송사건에 적용되는 절차구조와 민사소송에 적용되는 소송구조의 차이를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국산 AI <슈퍼로이어>에 물어보겠습니다.
소송구조(절차구조)의 신청 요건에 대해 관련 판례와 법령을 바탕으로 상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1. 소송구조의 기본 요건
소송구조를 받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경제적 요건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할 것
비용을 지출하면 생활에 현저한 지장이 있을 것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1항)
승소가능성 요건
패소할 것이 명백하지 않을 것
신청인이 부당한 목적으로 심판청구를 하는 것이 명백하지 않을 것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1항 단서)
2. 신청 절차
신청방법
당사자의 신청 또는 법원의 직권으로 가능
구조 사유를 소명해야 함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3항)
관할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법원이 판단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4항)
구조의 범위
다음 사항들에 대해 전부 또는 일부 구조가 가능합니다(민사소송법 제129조 제1항):
재판비용의 납입유예
변호사 및 집행관의 보수와 체당금의 지급유예
소송비용의 담보면제
기타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비용의 유예나 면
주의사항
항소심에서의 구조신청
제1심에서 패소한 항소인이 제2심에서 구조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다음 사항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제1심 판결의 사실상, 법률상 하자
판결이 취소될 개연성
새로운 증거에 의한 승소 가능성 등 (대법원 1995. 11. 22. 선고 95마1180 결정)
신청권의 남용 금지
소송구조신청이 기각된 후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신청하는 등 신청권을 남용하는 경우 소장이 각하될 수 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1994. 4. 19. 선고 98구7831 명령)
비송사건에서의 제한
비송사건절차법이 적용 또는 준용되는 비송사건은 소송구조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스89 결정)
<슈퍼로이어>와 ChatGPT의 답변은 거의 비슷하지만 <슈퍼로이어>는 ChatGPT와 달리 근거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절차구조와 소송구조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슈퍼로이어>의 답변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습니다. <슈퍼로이어>에서는 "비송사건절차법이 적용 또는 준용되는 비송사건은 소송구조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라며 2009년 판례를 근거로 하고 있는데, 위 판결이 나온 이후 2013년에 법이 개정되어 절차구조 제도가 생겼습니다. 그러니 법률규정이 생기기 전의 판례를 가지고 엉뚱한 답변을 한 것입니다.
가사소송법에서 가사비송사건은 비송절차법을 준용하고 있으므로 저 판례만 보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서 법률규정이 새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절차구조 제도가 10년이 넘었는데도 AI가 모른다는 것은, AI가 학습을 한 자료에 '법전'은 빠져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ChatGPT나 슈퍼로이어, 둘 다 법 조문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특히 슈퍼로이어는 판례가 나온 뒤 법이 바뀐 경우에는 틀린 답변을 내어 놓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