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는 하루도 안 빠지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장독대에 물을 떠 놓고 빌었다. 하늘 어디에 대고 몸을 굽어가며 두 손바닥을 비비고 비비고... 일곱 자식들 이름과 그 외 식구들 이름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빌고 빌었다. 나는 무슨 정신에 그 시간에 깨어 장독대 어머니를 목격했는지 모르겠으나 내가 연탄불을 갈러 내려갔다가 무슨 기도를 저리 간절히 온몸이 닳도록 하나 싶어 살짝 엿듣기도 했다. 어머니 발언을 듣다가 가슴이 저리기도 하고 감동스럽기도 하고 애절하기도 하고... 그랬다.
어느 날 남편이 하던 공부가 잘 되어 시험에 합격했을 때 나는 어머니 그 굽은 등과 빌고 빌던 새벽 그 장독대가 생각났다. 나는 당장 어머니께 합격을 알렸고 어머니는 기뻐했다. 내가 어머니께
"어머니가 기도를 많이 해 주신 덕분이에요." 했더니 어머니는 "그래, 내가 얼마나 빌었는지 모른다" 하셨는데 그 말마저 간절하게 들렸다.
어느 종교를 떠나서 정성은 하늘에 닿는다고 한다. 나는 기도의 힘을 믿는다. 그 힘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졌는지, 그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 지.
「기도와 믿음의 능력」(새뮤얼 리더퍼드)은 그리스도가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할 때 어떻게 함께 하였는지, 낱낱이 전해 준다.
그는 허름한 사람에게도 그와 "맥박이 감지되도록"가까이 앉아 식사를 했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감격스러웠다.
뿐만 아니라 대목대목 그리스도의 행적에 따라 말씀 구절구절 전달해 주는 메시지가 감동과 감격을 준다.
내가 기독교인이라서가 아니라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도 이토록 누군가가 나를 굽어보며 살펴보는 이가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기쁜 일이다.
그러니 기도와 믿음의 능력이 나의 삶 중에 "숨"이 되는 것이다.
ㅡ 2020.01.04. 일기장에서
기도는 애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더불어 간절함 또한 그 근본은 사랑에 닿아 있음일 것이다. 사랑은 믿음에서 온다. 종교든 사람이든 물건이든. 어떤 공간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