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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숙 Nov 20. 2023

장작 떨어진 국민의힘에 한동훈 불쏘시개

11월에 나온 총선 등판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치 뉴스의 치트키다. 본인이 나와도 누가 그를 언급해도 시청자의 눈을 잡아끈다. 낮 시간대 와이드 프로그램에서 그의 영향력은 더 크게 빛을 바란다. 법무부를 관할하는 장관이지만 정치 무대에서 그의 발언을 더 주목한다. 지난주에는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아 꽃다발을 받았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표를 취소하고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더 찍었다. 누가 봐도 이제는 검사가 아닌 정치인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한동훈이 대통령과 차별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 했다. 윤석열과 운명공동체로 끌려가다가는 승산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준석의 견제구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윤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한이 되어야 대권주자급 인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엔 동의한다. 같은 검사 출신, 정치 경험 없이 곧바로 대통령감으로 언급되는 인물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국민들이 기대하는 모습은 그 닮은꼴의 진화형이다.     

 군사 독재 정권에선 육사 출신이, 민주화 운동 시절에는 운동권 출신이 정치권의 신선한 피를 공급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자신보다 젊은 한동훈을 존경한다며, 신선한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2023년 대한민국에 조직적으로 준비된 집단은 로스쿨 출신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는데 적확한 분석이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지만 국정 요직 곳곳엔 법조인 출신이 계속해서 기용되고 있다. <하우스 오브 카드> <웨스트윙>에 등장하는 미국식 정치 체계로 넘어가는 것인지, 달리 뾰족한 수가 없어서 그리 변해가는 건지 모르겠다.      


 현재까지는 총선은 김기현 대표 체제로 치룰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마찬가지로 판사 출신인 당 대표는 비대위에 밀려날 것이란 전망을 뒤로한 채 12월을 맞이하고 있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국민인재’ 추천 작업에 착수한 국민의힘은 첫째,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재. 둘째, 민의와 공익을 우선순위로 실천하는 인재, 셋째, 올바른 인성을 바탕으로 소통과 화합에 앞장서는 인재, 넷째, 인생의 어려움과 고난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한 인재 등을 4대 영입원칙으로 내세웠다. 일단 한 장관은 이 4가지 원칙에 모두 평균점을 넘어 보인다. 

     

 그럼에도 11월 20일 오늘의 날짜는 불안하다. 아직 총선 시계는 4달을 꽉채우고도 두어 번의 주말을 더 넘겨야 한다. 지난 한글날에 처음 국회에 들어와서 보낸 지난 6주의 시간은 하루하루 바뀌는 분위기를 따라가기 벅찼다. 곧 비대위 체제로 넘어갈 듯 위태로웠다가, 김포 서울 편입론으로 하루아침에 여론이 뒤바뀌는 듯했다가. 이준석이 째깍째깍 마감날짜를 박아둔 타임라인에 여의도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또 몇 번의 역변이 찾아올까. 한동훈 등판론은 얼마나 더 무거워져야 끝을 볼까.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국무위원에서 1월 11일까지는 내려와야 한다고 한다. 12월 중에 한 장관의 결단이 내려질 것이란 관측이 그래서 나왔다. 하지만 그보다 한 달 먼저 등판론, 역할론에 불이 붙은 건 여당에 남은 불쏘시개가 없다는 방증이다. 내년 4월까지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태울 작은 장작이 더는 남아 있지 않아 보인다. 한동훈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더라도 옮겨붙을 나뭇가지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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