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말이 없지만 늘 나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의 공간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사적인 역사에 관하여

by 오륜록

취향이 확고한 고객과 공간에 대한 대화를 나눌 때면, 늘 즐겁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어떤 문을 열고 닫는다.


회사의 문,

카페의 문,

엘리베이터의 문,

자동차 문,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의 문.


그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당신은 무엇을 듣고 있는가?


누군가는 “어서 와”라고 말하는 집에 살고,

누군가는 “다시 또 하루를 버텨야지”라고 중얼거리며 문을 닫는다.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문은 나에게 새로운 기분을 만들어 주는 스위치와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집이라는 공간에서 누군가 현관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아이들이 달려오는 그 반가움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렇게 시작되는 행복의 감정선,

나는 그 흐름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우리에게 집이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감정의 시작점이어야 한다고.

집은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 다양한 기억과 경험이 층층이 쌓인 공간이어야 한다고.

그리고 그 기억은 시간이 지나며 우리만의 ‘대체불가능한 이야기’가 된다.


공간의 완성은 결국 사람이다.

그래서 인테리어는 단지 ‘어떻게 꾸밀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느낄 것인가’를 발견해 나가는 여정이다.


이 글을 쓰게 된 건 단순히

‘예쁜 집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나는 반대로,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요?” 라고 묻고 싶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집이라는 공간을 기능적으로 바라보거나,

투자의 수단으로 판단한다.

물론 그 또한 현실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자꾸 놓쳐지는 질문이 있다.


“오늘을 어떻게 살고 싶은가요?”


집은 결국 그 질문에 대한 당신의 대답이다.

그래서 집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나는 이 글을 아래와 같은 분들께 전하고 싶다.

이사를 앞두고, 새로운 시작 앞에서 고민하는 분들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가족과의 대화가 점점 어려워졌다고 느끼는 분들

집이 불편하고, 어디서부터 바꿔야 할지 몰라 막막한 분들

인테리어를 여러 번 해봤지만, 이번엔 ‘정말 내 마음에 드는 집’을 만들고 싶은 분들


이 글은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당신만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몇 마디 제안을 건넬 뿐이다.

그 제안들이 당신의 삶에 작은 울림이 되기를,


그리고


집이라는 공간이 당신의 기억과 감정에 다시 말을 걸어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면 언젠가 당신의 집도,

당신에게 이렇게 속삭일 것이다.


“어서 와. 오늘 하루도 참 수고했어.”




취향이 확고한 고객과 공간에 대한 대화를 나눌 때면, 늘 즐겁다.
타인의 삶을 흥미로운 이야기처럼 바라볼 수 있고, 그 이야기를 공간에 녹여낼 수 있는 기회는 이 일을 하며 얻는 큰 행운이다.
방문을 열 때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있다.
공간마다 스며든 고유한 습관과 하루의 흐름 속에서 삶의 다채로움을 발견하게 된다. (출처 : 릴스퀘어 / 까사드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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