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재료가 결국 향하는 철학
디자인은 형태나 마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결국,
‘어떤 감정을 내 삶에 초대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우리가 벽지를 고르고,
타일을 고르고,
소파의 천을 고르고,
조명의 소재를 고민할 때
사실 우리는 삶의 표면을 고르는 게 아니라
삶의 온도와 결, 리듬을 고르고 있는 것이다.
나무는 따뜻하고,
돌은 단단하고,
유리는 가볍고,
금속은 날카롭다.
패브릭은 부드럽고,
콘크리트는 쿨하다.
재료는 성질이 아니라 감정이다.
그리고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소재를 고른다는 것은 결국
나를 고르는 일이다.
당신은 어떤 소재에 끌리는가?
원목의 무늬결을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인가
대리석의 차가움에 고요함을 느끼는 사람인가
패브릭 쿠션에 얼굴을 묻고 싶은 사람인가
매트한 도장면의 차분함을 좋아하는가
내가 좋아하는 소재를 고르는 감각은
내가 어떤 감정에 머물고 싶은지에 대한 감각과 연결된다.
마음이 머무는 재질은
우리 삶의 리듬을 만든다.
소재를 고른다는 건,
그저 예쁜 것을 고르는 일이 아니다.
자주 청소하지 않아도 괜찮은 거친 텍스처를 고를 것인가
관리가 번거롭더라도 고급스러운 소재를 고를 것인가
시간이 지나며 멋이 나는 천연 재료를 선택할 것인가
항상 새것 같은 균질한 마감을 선택할 것인가
이 선택들에는 당신의
삶의 리듬, 귀찮음의 기준, 아름다움의 기준이 담겨 있다.
즉, 소재 선택은 삶의 철학을 반영한다.
좋은 공간은
잘 만든 공간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공간이다.
그리고 그것은
세련됨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이해의 깊이에서 시작된다.
내가 좋아하는 질감,
내가 불편한 구조,
내가 머무르고 싶은 온도.
이 모든 걸 알아가는 과정이
결국 ‘안목’이 되고,
‘디자인’이 되고,
‘삶의 태도’가 된다.
우리는 왜 자꾸 자연을 닮고 싶어할까.
어쩌면 그 안에 답이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 아닐까.
자연은 날마다 바뀌고,
단 한 순간도 완벽하지 않다.
그럼에도 늘 조화롭고, 아름답다.
우리의 공간도 그렇다.
매끈하게 포장된 마감보다,
조금은 거칠더라도 진심이 담긴 감정이
더 오래 기억된다.
공간을 고른다는 건,
재료를 고른다는 건,
결국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고르는 일이다.
소재를 고른다는 건 마감을 고르는 게 아니라
삶의 감정을 설계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과 다시 만나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