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필터를 거친 미(美)는 결국 자연을 닮아간다
우리는 '클래식(classic)'이라는 단어 앞에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무언가 오랫동안 사랑받고,
시대를 뛰어넘어 여전히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대상에게
우리는 경외의 이름으로 '클래식'이라 말한다.
그런데, 한번쯤 생각해보자.
클래식은 왜 그렇게 아름다울까?
왜 그렇게 오래 살아남았을까?
어쩌면 그것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끌리는,
자연의 원리와 닮아 있기 때문 아닐까?
아름다움은 시대마다 조금씩 달라졌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끌리는
‘결정적인 감정’의 기준은 크게 달라진 적이 없다.
우리가 평온함을 느낄 때,
감탄할 때,
마음을 쉬게 할 때
떠올리는 이미지는 여전히 같다.
초여름의 초록,
바위의 거칠음,
구름 낀 하늘빛,
노을이 머무는 색,
고요한 숲의 결…
그건 바로,
자연이 주는 질서와 비율과 감각이다.
100년, 200년, 어쩌면 천 년이 흘러도
우리는 여전히 자연이 만든
선, 색, 소리, 질감을 닮고 싶어 한다.
그렇게 닮아 있는 디자인을 우리는 ‘클래식’이라 부른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디자인도 함께 달라진다.
우리는 더 가볍고 얇고,
더 빠르게 생산되는 재료들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결국 그 기술의 방향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더 자연스럽게.
더 따뜻하게.
더 사람처럼.
페인트는 점점 돌 같아지고,
필름은 나무의 촉감을 모사한다.
조명은 햇빛의 온도를 닮아가고,
소재는 흙, 섬유, 나뭇결의 우연한 비정형을 흉내 내고 있다.
즉, 우리가 진보라 믿는 모든 것들은
다시 자연이라는 원형으로 회귀하고 있다.
클래식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단지 자연을 포기하지 않은 디자인,
자연의 흐름을 이해한 창작의 결과물일 뿐이다.
‘타임리스(Timeless)’란 말을 듣고
우리는 흔히 오래된 가구나 모던한 건축물을 떠올린다.
하지만 타임리스 디자인의 본질은 외형에 있지 않다.
그것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사랑받을 이유’를 갖고 있는 디자인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자연처럼 감정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감정을 자극하지 않고 감정을 품어주는 색
눈을 자극하지 않는 선과 구조
비율이 안정감을 주는 형태
기능과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방식
이 모든 것이 바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감정의 언어이자, 클래식의 미감이다.
소재를 고르는 감각,
공간을 설계하는 방향성,
가구 하나의 결정을 내리는 기준까지.
이 모든 과정은 결국 당신의 ‘감정 안목’을 반영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안목이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을 존중하는 방향이라면,
당신은 이미 클래식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진짜 자연을 가까이 두고,
자연을 닮은 소재와 함께한다는 건
단지 건강한 삶을 넘어서,
감정과 공간이 조화로운 리듬으로 연결되는 삶을 의미한다.
클래식은 단숨에 얻어지지 않는다.
좋은 소재를 바라보는 눈,
디자인을 판단하는 감각,
그 안목은 결국 시간이 쌓여야만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곧 자연과 감정을 함께 바라보는 연습에서 온다.
당신이 바라보는 공간이,
당신이 만지는 재료가,
그리고 당신이 내리는 결정이
결국은 사람을 향하고, 자연을 닮아가길.
그 안에서 당신의 삶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타임리스’가 되길.
소재는 자연을 닮고 싶어한다.
그 말은 곧,
우리는 삶을 자연처럼
살고 싶어한다는 뜻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