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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단 Dec 21. 2015

단상

IS와 인간

IS에서 도망쳐 나온 22살(21살 일수도 있다)의 여자가 있다.
그녀는 IS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하는데,
기절할때까지 성폭행을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거의 모든 성노예들이 기절할때까지 당한다고 했다
그녀의 가족은 모두 죽었고, 본인만 겨우겨우 도망쳐 나왔다고 했다
전 세계인을 향해 IS를 모두 죽여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여기, 흑인에게 연탄이랑 얼굴색이 똑같네- 하고 말하는 사람을 여당대표로 둔 나라의 22살 여자가 있다
나는 여기서 이제부터 산타를 믿으면 산타가 다녀갈까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산타가 오기를 바라고 있다

누군가는 절망의 바닥에서 그들에게 죽음으로 갚아달라 말하고 있고
누군가는 바닥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장 높은 정상도 아닌 그저 그런 지점에서 부유하면서
되도 않는 것에 희망을 걸다가
허들이 높아 보이는 것엔 고개를 숙이고 있다

만약 그녀가 나의 자리에 있었다면 나처럼 산타를 믿었을 것이고
만약 내가 그녀의 자리에 있었다면 그녀처럼 세계에 눈물로 호소했을 것이다
물론 그녀와 나는 다른 사람이니까 다른 선택을 했을수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엔 우리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애초에 인간이란 것들은 다르지 않은 존재들이니까

위안부도 있었고,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도 있었다
우리나라 여성들도 IS에서 벌어진 야만적인 일을 당했었다
지금도 당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IS에서는 그건 알라의 뜻이라고, 알라가 우리에게 내린 선물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들은 그것이 옳은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자신들을 위한 합리화일 수도 있고
광적인 파시즘에 가까운 그 무엇일수도 있다
종교라는 건 이래서 무섭다
누군가 말했었지
혼자 과대망상에 빠지면 정신병이라 하지만 단체로 과대망상에 빠지면 그걸 종교라 한다고
여하튼 우리나라의 여성들도 야만적인 일을 당해야 했다
하지만 일본도 성폭행 가해자들도 IS처럼 입닫고 가만히 있다
IS처럼 신이 우리에게 내린 선물이라 생각하는 것일까

여하튼

저기에 있는 인간이나 여기에 있는 인간이나 다를 게 없다

그러니까
인간이 없어져야 유토피아가 도래할 것 같다
그러니까
우리는 죽어서도 유토피아를 볼 수 없을 것이다

인생은 금물 함부로 태어나지는 마
먼저 나온 사람의 말이 사랑 없는 재미없는 생을 살거나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네
-언니네 이발관 <인생은 금물>

언니네 이발관은 역시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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