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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단 Dec 22. 2015

일상

에세이라 할 것도 없는

오랜만에 만난 들이랑ㅋ 머그가 부엉부엉하다

요즘 너무 일상만 쓰는 것 같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
책은 읽기 싫어서 계속 미루는 중이고
소설도 써야 하는 게 있는데 쓰기 귀찮아서 빈둥대는 중이다
내일 갑자기 열심히 써서 분량도 채우고 책도 다시 읽으면 좋겠다 하는 환상을 갖고 있지만
지금 안 하고 있는데 내일이라고 하게 되려나
근데 해야지
공모전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어 정신차려(시러)
그런데 사실
이런 빈둥거림도 가끔은 좋은 것 같다
뭔가 느슨해진 느낌이랄까
일요일 오전에 커피를 마시며 느끼는 나른함이랄까
꼭 치열한 것만이 답은 아니다


들이를 만났다
이게 얼마만이람
들이는 곧 프랑스를 갈텐데 걱정이 많은 것 같았다
현실적인 문제도 그렇고 이런저런 걱정들
나에게 들이는 정말 소중한 친구라서 정말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내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으니 미안하기도 했는데
나라는 존재가 소중한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들이에게 내가 위로면 좋겠다
들이가 나에게 위로인 것처럼


안나 카레니나를 읽는 중이다(아직도)
2권째다(아직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 그냥 뭔가 안 읽히다 읽히다 그러는 중이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
여하튼
안나가 사랑하는 브론스키는 머리가 벗겨지고 있다
대머리가 되어가고 있다
읽으면서 정말이지 안나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대머리를 사랑할 수 있지?!?!
엄마한테 그 얘기를 했는데
엄마가 하는 말이
그게 바로 사랑인거야-
했다
이해할 수 없는 게 사랑이라는 그런 말이었다
오늘 들이가 너라면 어땠을 것 같아 하고 물어봐서
생각해보니
안나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괜찮아 내 남자가 대머리여도
엄마 말대로 그게 바로 사랑인거로군
이해할 수 없는 것


엄마가 말했다
글은 인생의 치열한 고민, 그러니까 작가의 사유가 들어갈 때 독자들에게 가 닿는다고
힘든 일을 겪어낸 인간은, 그로써 사유하는 인간은, 그리하여 깊어진 인간은
좋은 글을 쓸 수밖에 없다고
삶에 대한 고민을 오랜 시간 고통 속에서 녹여낸 글이라면

값비싼 지도를 받은 글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된다고
진실된 글은 언제나 외면받지 않는다고

강여사가 우리 엄마라서 아주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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