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앞에만 서면 초라해지는 Mac
업무용이든 과제용이든 간지용이든 카페에서 노트북 화면을 응시하는 사람들을 꽤나 많이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남의 이목 집중을 받는데 서투름은 물론 카페라는 휴식 장소에서까지 일과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기에 어지간히 급한 일이 아니고서는 카페에서 노트북을 꺼낼 일은 없었다. 게다가, 지금 갖고 있는 노트북은 맥북이라 간지력을 뽐내기엔 적절한 아이템이지만 웹 서핑이 아닌 문서 작업의 경우 좀 난감한 부분이 있다.
맥북을 이용하는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의 경우 페럴렐즈를 이용해 윈도용 오피스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MS Office, 한컴 한글, iWorks 등의 맥용 오피스 프로그램을 사용하지만 내 경험 상 윈도 PC에서 작성한 문서를 맥에서 불러올 경우 문서가 깨진다든지 맥 오피스와 윈도용 오피스의 메뉴 구조가 묘하게 달라 선뜻 손 이 가지 않았다. 게다가 카페에서의 맥북 간지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한 손으로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며 모니터를 응시해야만 완성되는 것이지 두 손을 오롯이 키보드 위에 놓고 다다다 다다 움직이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휴식을 위한 카페 이용 기본 수칙'에서 한참 벗어난 것이라 생각하기에(죄송) 맥용 오피스 프로그램은 나에게 있어 무용지물에 가까운 물건이었다.
하지만 3개월 전쯤, 지인들과 카페에서 잡담하다가 갑자기 업무 문서를 수정해달라는 사무실 동료의 요청을 받고 급 당황한 적이 있었다. 차에서 맥북을 가져왔지만 오피스 프로그램은 애플 기본 오피스 프로그램인 iWorks 뿐이었고 문서 수정 때문에 익숙하지도 않은 맥용 오피스 프로그램을 구매하기는 싫었으니...... 결국 혼자 가까운 게임방으로 이동해서 급히 문서 수정한 이후 불현듯 맥용 오피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검색해보니 MS 오피스 제품, 한컴 제품 (단, word계열만 지원), 그리고 iWorks 정도가 맥용 오피스 3 대장으로 쓸만한 맥용 오피스 프로그램이라는 평가였고 결국 사무실에서 사용 중인 회사 동료들의 맥북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3개 오피스 프로그램을 간략하게나마 사용해보았다.
맥 오피스 3 대장 사용 후기와 더불어 최근 출시된 Polaris Office for Mac이라는, 따끈따끈한 신상 맥용 오피스 프로그램을 비교해보겠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MS Office. 윈도 오피스의 최강자인 만큼 그 인지도는 맥에서도 유효하다. 하지만 만족도는 윈도 버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다수. 이유를 살펴보자.
1. 윈도 버전을 쓰는 듯 한 익숙함
메뉴가 익숙하다. 사실상 최고의 장점이다. 윈도 버전과 리본 메뉴의 구성이 거의 동일하다. 간혹 윈도 버전과 다른 아이콘이 몇몇 보이지만 이국 만리 타향 땅에서 고향사람 만난듯한 기능적인 익숙함이 있다. 별다른 학습 없이도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MS Office 365의 가장 큰 장점이다.
2. 하지만 윈도 버전에 비해 제한된 기능
MS Mac의 경우 윈도 버전의 기능에 비해 제한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사실 MS뿐만 아니라 한컴 제품, iWorks 제품 역시 윈도 오피스 프로그램에 비하면 메뉴 구성에서부터 단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행인 것은, 본인이 자주 쓰는 기능들은 대다수 들어 있다는 사실. 기본적인 문서 편집 기능은 모두 지원하고 있어 문서 편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윈도 버전 수준의 문서를 맥에서 작성해야 하는 직장 동료의 경우 맥 버전에는 본인이 원하는 기능이 없어 페럴렐즈를 이용해 윈도 MS Office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3. 게다가 뭔가 애매한 번역
맥 버전의 MS 오피스는 최초 출시 당시에는 한글이 지원되지 않다가 업데이트가 진행되면서 한글 메뉴를 지원했다고 한다. 급히 언어팩을 준비해서였을까, 몇몇 기능 명칭이 윈도 버전과 달라 혼동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도형을 삽입한 후 도형 효과 중 입체 효과 기능은 맥 버전에서 '빗면'이라고 번역되어 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아쉬운 부분.
앱 이름 참 길다. 줄여 말하면 맥용 한컴 한글. hwp 포맷 문서는 MS계열에서 호환성이 떨어지므로 한컴 제품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관공서에 문서를 제출하거나 hwp 포맷 문서만을 요구하는 업체, 리포트(교수님 ㅜㅜ)가 있다면 MS 외에 한컴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1. 시원시원한 인터페이스
윈도용 한컴 오피스와는 다르게 맥용 한컴 한글은 리본 메뉴의 아이콘이 큼직큼직하다. 이것 하나만큼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 물론 지원하는 기능 수가 적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상당히 직관적인 UI는 맥용 MS보다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2. 아쉬운 포맷 지원
오로지 hwp와 doc, 즉 word계열 포맷만 사용 가능하다. 이름은 길지만 실제 한컴 오피스가 아닌 한컴 한글로 봐야 한다. 즉, 엑셀, ppt 등의 문서 작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단점. 사실 이 부분 때문에 맥용 한컴은 사용 대상에서 제외하려고 했지만 아직 한국, 특히 관공서나 학교에서 문서를 작성하기 위해서 hwp는 결고 제외할 수 없는 포맷이다. MS보다는 역시 한컴이 hwp포맷에 대한 호환성이나 안정성이 높으니 hwp 포맷을 주로 이용한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한컴 제품을 이용해야 한다.
3. 윈도 버전에 비해 낮은 기능 지원률
개인적으로는 문서 작성 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기보다는 표, 이미지, 텍스트 정도만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관공서용 문서를 접해본 사용자들은 알겠지만 hwp의 서식 문서는 평소 들어보지도 못한 다양한 기능들이 사용되는 경우가 잦다. 윈도 한컴오피스를 보면 단락, 인쇄 등 특정 부문에서는 MS 오피스보다도 훨씬 세부적인 기능을 지원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맥 버전의 한컴 한글에서는 간략화한 기능만 지원하고 있다. 맥용 MS의 기능 지원도 윈도 버전에 비하면 낮은 편이지만 한컴 오피스만의 특징, 즉 한컴 고유의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꽤나 문제가 큰 듯하다. 관공서용 문서의 딱 짜인 틀을 맥에서 이용하기엔 맥용 한컴 한글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관공서용 문서를 자주 편집하는 직장 동료가 한숨을 쉬더 라.
4. 높은 가격, 그로 인한 한컴 뷰어의 인기?
가격 부분은 글 말미에 정리해서 비교하겠지만 한컴의 경우 개인용 1PC 사용 기준으로 59,900원이다. Office 365처럼 월 결제가 가능한 것도 아니고 워드 관련 문서 편집만 가능한 것이 6만 원 가까운 가격이다. 사무실 동료의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구매했다'는 표현을 할 정도. hwp포맷 문서의 편집에 대한 사용자 요구는 많지만 실제 그 가격을 주고 제품을 구매하기에는 뭔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편집 기능이 없는 뷰어인 한컴 뷰어는 꽤 오랜 기간 동안 앱스토어 무료 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필요성은 느끼지만 구매까지 연결되지 않는 점, 아마 맥용 한컴의 한계를 드러내 주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iWorks는 pages, numbers, keynotes 등 3개의 앱으로 구성되는데 각각 word, excel, ppt 형태의 문서 편집을 지원한다. 하지만 docx, xlsx, pptx 등의 포맷이 아닌 iWorks 고유의 포맷을 지원하므로 윈도용 문서와 호환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즉, 맥에서 작성하고 맥에서 보는 말 그대로 맥만을 위한 문서 편집용 오피스 프로그램이라 볼 수 있다.
1. 완벽한(?) 폐쇄성
맥용 오피스 프로그램의 기본 소양(?)은 윈도에서 작성한 문서를 맥에서 편집하거나 작성하는데 초점을 두었으므로 호환성이 가장 중요한 문제.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iWorks는 맥 전용 포맷만을 지원하므로 iworks로 작성한 문서를 윈도 컴퓨터에서 보거나 편집하기 위해서는 iWorks의 프로그램 변환 기능을 이용해야 하며, docx 등 윈도에서 작성한 문서 포맷을 iWorks에서 편집하거나 볼 수 없다. 즉, 완벽한 폐쇄성을 자랑한다......
2. 차트, 이미지, 표 등 개체 삽입은 굿!
하지만 맥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사용하는 데 있어 큰 문제는 없다. 기능의 경우 MS나 한컴 제품에 비해 훨씬 적은 부분만을 지원하고 있지만 차트, 도형의 경우 맥 OS와 완벽한 호환성을 자랑하므로 쓸만하다는 평가. 하지만 폐쇄성이라는 큰 벽 앞에서 iWorks는 MS, 한컴과 비교대상이 될 수 없지 않나?
3. 무료 버전임을 감안하면....
그래, 공짜라는 걸 감안하면 쓸만하다. 특히 키노트의 경우 매우 직관적인 메뉴 구성을 자랑하고 심미적인 부분에서도 상당한 장점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키노트로 작성하면 문서가 아름다워진다. 매우 제한된 기능 하에서 아름답다...... 근데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포맷 호환 문제 앞에서 iWorks는 작아질 수밖에 없다.
기세 등등한 맥용 오피스 3 대장에 비하면 폴라리스 오피스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오피스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어 소개한다.
1. 다양한 포맷을 지원
hwp포맷에 강한 한컴, doc계열 포맷에 강한 MS와 견주어 볼 때 폴라리스 오피스는 그 사이를 메워주는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듯하다. 비록 유료 기능이긴 하지만 hwp포맷 문서를 편집할 수 있고 (뷰잉은 무료) 엑셀, PPT, 문서 역시 편집이 가능하다. PDF 문서도 뷰잉은 가능한 듯. 종합하자면 포맷 지원 부분에 있어서는 맥용 오피스 중 가장 지원 범위가 넓다
2. 문서 공유 및 클라우드 서비스
자기가 작성한 문서를 공유할 때 대부분 문서 파일을 서로 주고받지만 폴라리스 오피스는 문서를 자신의 클라우드에 저장한 후 자동으로 생성되는 URL을 통해 문서를 공유할 수 있다. 윈도 버전의 오피스 프로그램에서는 종종 보던 기능이지만 맥용에서, 그것도 문서 상단의 리본 메뉴 위에 해당 문서의 url이 생성되어 있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기존 오피스와는 다른 부분이다.
3. 적절한 가격
우선, 한컴 오피스처럼 답정너스러운 가격은 아니고 프로, 스마트 등 결제 등급이 있어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결제 형태의 폭이 좀 더 다양하다. MS와 유사한 월 결제 방식에 프로 기준으로 월 $6.59, 스마트 기준 월 $4.39로 비용도 저렴하다.
4. PC, Mac, 모바일 연동 가능
위에서 언급한 저렴한 가격에 PC, Mac, 모바일 버전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체감 비용은 더욱 줄어든다. 게다가 다른 프로그램들에 비해 각 플랫폼마다의 호환성을 기반으로 하는 것 역시 장점. 각 플랫폼 간 동기화도 지원한다. 즉, 모바일로 수정한 문서를 PC나 Mac에서 열 경우 수정한 내용이 실시간으로 기록된다는 것.
PC로 작성하던 문서를 이동 중 모바일로 확인하고 Mac에서 최종 컨펌한다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직장인이라면 꿈에 그리던 플랫폼 호환 오피스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부분은 정말 두 손 들어 환영한다.
5. 기능과 호환성, 안정성은 좀 더 지켜봐야.....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지만 위에서 언급한 장점만 보면 폴라리스는 3 대장을 대신할만한 강력한 대체재다. 하지만 기능의 다양함과 PC버전 문서를 맥에서 열었을 때의 호환성, 그리고 안정성 부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 윈도에 비해 낮은 기능 지원률의 경우 다른 맥용 오피스 프로그램에서도 지적되어 왔던 문제점이지만 폴라리스 오피스는 어느 정도 수준의 기능을 지원하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는 있다.
다양한 기능과 편의성을 자랑하는 앱스토어 앱 중에 유독 오피스 프로그램의 영역만큼은 사용자들의 불만이 누적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윈도 버전에 비해 지원하는 기능이 적어서, 윈도에서 작성한 문서를 맥에서 열었을 때의 호환성이 좋지 않아서 등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4개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찬찬히 살펴보고 자신이 자주 이용하는 기능을 지원하는 오피스는 어떤 것인지 확인한다면 맥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문서 작성은 가능하리라 본다. 물론 가격, 지원 포맷, 지원 플랫폼, 호환성 등 다양한 면면을 살펴봐야 하지만 윈도 수준의 만족도에서 조금만 물러난다면 위에서 언급한 4개의 맥용 오피스는 모두 다 쓸만한 수준 이상의 프로그램이라 생각된다.
선택은 당신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