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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Apr 30. 2024

길양이들이 사라지는 날

행복을 찾으려는 녀석의 행로는?


시골 마을에선 주기적으로 길양이들이 동시에 사라지는 날이 있다. 봄이 되면 농사를 앞두고 민원들이 제기돼 구청등에서 포집하는 것일수도 있고 누군가의 개인적 사업(?) 목적으로 잡아가는것 일수도 있다. 쉴세없이 임신과 출산을 해대는 길양이들 번식율을 보면 방치 할수만도 없는 문제라는건 이해된다.


어찌됐던 그날을 기점으로 이전에 돌아 다니던 녀석들은 마을에서 일시에 사라진다. 그리고 포획에서 살아남고 막 길거리에 던져진 새로운 신진 녀석들이 또 등장하는데 그 주기가 매우 짧다. 어제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그간 돌아다니던 온동네 길양이들이 일시에 자취를 감췄다. 물갈이가 되서 곧 새로운 녀석들이 하나둘 등장할 것이다.


애들이 왜 안오냐옹???  응 다들 잡혀간것 갔다옹..


몇년전 더 시골 마을에서 요양할때 장터 가보면 우리속에 고양이들을 가둬두고 식용으로 파는 장사도 있었다. 자라 흑염소와 함께 고양이를 삶아 신경통 약이라 해서 보양팩으로 만들어 주는 가게도 있었고 고양이를 식재료로 삼는 풍습(?)이 (2017년도 까진) 있었는데 지금도 그럴지는 안 가봐서 모르겠다. 그곳에서도 길양이가 주기적으로 사라졌는데 이곳도 그렇다.


요즘은 식용은 아닌듯 하고 아마도 농사철 시작되면서 주민들 민원과 정부 보조금(?) 노리는 업자들의 포획이 아닐까 싶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민간 반려동물 입양보호 센터를 보면 돈이 되니 숫자가 늘어난다고 볼수밖에 없다. 아닌가? 순수한 마음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민간 단체들 이라면 나의 오해다. (항상 상상하면 더한 일이 벌어지는 곳이 한국이라 의심병이 들었나 보다.)


https://youtu.be/ePUbEL8FBkU?si=9IXGHTdWYSWuktrM

보호소 라고는 하는데 실제로는 보조금 타내려 잡아다 죽이는곳?


돌아다니는 성묘를 잡아간다 해서 길거리에서 자란 다 큰 녀석들이 입양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유기동물들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잡아다 죽이는 시스템이 가동되 대부분 안락사 당할것이 예상되는데 그간 정들은 녀석들이 갑자기 안보이게 됨에 안쓰러운 심정이 든다. 그것이 한국에서 태어난 길양이들의 태생적 운명이니 어찌하리. 야외에서 목걸이 인식표가 생명줄이 되는것은 그런 연유다.



매일 찾아오는 길양이들에게 까이고 왕따 당하면서도 티격태격 하는 놀이에 빠져있던 녀석이 그런 사회적 내막을 알리가 없다. 애들이 왜 안오냐옹? 안절부절 하루종일 출입계단의 입구만을 바라본다. 가림막은 아직 (중국서) 안 왔다. 이번주에 오긴 할텐데.. (갈대 가림막은 밑으로 빠져나가고 왼만한 담장은 뛰어 넘는다.)


어떤 자유를 허락해도 집안에서만 자란 녀석의 길거리 헌팅은 무리, 게다가 이틀동안 온 동네 고양이들이 흔적조차 없다. (사람을 겁내지 않던 편의점 마스코트 길양이도 안 보인다.) 친구를 못 사귄다는것은 알겠고 중매나 유기보호 센터에서 안락사 기다리는 녀석중 녀석과 어울릴만한 애를 선별 입양해야 둘이 친구가 되고 안정이 될듯 한데.. 새끼가 아닌 성묘의 입양이 탈이없을 확률은? 경험이 없으니 더 신중할수 밖에.. 일단 그간의 짧은 경험에 의거하자면 새끼가 아닌경우 울타리가 먼저다.


사람 입양과 마찬가지로 한번 결정한 사항에 대해선 책임 문제가 따르므로 꼼꼼이 따져보고 고민하지 않을수 없다. 성묘의 경우 매일 떨어지는 털양만해도 한뭉치씩 된다. 동물이라 해서 재미로 쉽게 입양해 맘에 안든다고 길거리 내버리는짓 같은것 했다간 (내 스타일에선)평생 죄책감으로 괴로워 하게 된다. 무리하지 않으며 일단은 지켜 보는거다. 집에서 자란 성묘중에 인연되는 짝이 나올지는..



아직 녀석과 여름을 지내보지 않았다. 겨울동안 집안에서 같이 뒹굴고 놀던때와는 완전히 다른 상태다. 녀석에게 행복이 쉽게 메뉴얼대로 잡혀주진 않으니 주어진 환경안에서 계속 부딫쳐 정답을 알아내는 수 밖에. 안락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연어 먹이며 행복하라고 다그치면 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던거다. 고양이 한마리 계속 행복하게 만드는것도 쉽지만은 않은데 인간은 오죽하리.  


없을땐 그것이 행복인데 막상 누리면 거기서 또 새로운 욕망이 앞으로 나아간다. 어릴때 흰 쌀밥에 고깃국 먹으면 소원이 없을거라던 노년분들 지금 갈비탕 먹는다해서 행복해 하는가 보면 된다.



돈에 행복이란 녀석이 잡힐거라 믿길 원한다면 믿어라 이 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다. 돈신을 믿는것도 자유다. 어떤 사이비도 자신이 거짓이라곤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 드라마들은 다 재벌들 이야기인데 그 집안도 울고 소리치고 식구들 갈등에 전원일기 같은 행복한 이야기는 거의 없지않나? )


모든 사물에 대한 관점이 다 돈돈돈 하는건 성향이다. 우울증이나 불면증과도 같다. 논리적 이성이 통하지 않는 상태가 그런 편집증이다. 걱정이 많아 잠을 못자는데 무슨 걱정이냐 물으면 잠을 못자는게 걱정인게 불면증이다. 같은 문제를 두고 (설령 죽음을 앞에 두고도) 골치 아프다고 내일 다시 고민하고 일단 잠이나 자자 시간되면 생각의 파워 스위치를 내리는 (나같은) 사람과 걱정에 매달려 불면증 걸리는 사람의 차이다. (수면을 조절할수 있을땐 상황에 따라 한두시간만 자도 아무런 탈이 없게된다.)



*일반적으로 불면증 해결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몸을쓰는 노가다를 하면 된다. 실제로도 육체노동을 하니 불면증이 사라졌다고 하는 사례는 많다. 우울증도 수다떨고 놀 상대만 있으면 금방 호전된다.


대다수 서민들을 환경이 계속 불면증처럼 쪼고 몰아 가는것이 경제위기고 챙기는것이 곧 민생이다. 돈돈돈 한다고 부족한 돈이 더 생기는것도 아닌데 뛰어 달아나는 물가 앞에선 그저 답이 없어 한숨밖에 안 나온다.답이 없는 상황에선 때론 잠이나 자는게 남는거다. 잠도 자 가며 숨통은 틔어가며 몰리고 쫒아야 버티기라도 하겠다.


흙밭에 뒹굴어도 머드팩은 면할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옷을 입혀보는데 소용없다. 더우면 스스로 벗는다.


그렇게 마당에 내보내 달라고 조르던 녀석이 마당의 자유를 얻고나서 도리어 우울증세를 보이는것이 지금은 마당이 행복이 아니다. 녀석이 원하던 자유가 녀석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원하는 자유를 얻는대신 오염된 털을 계속 핣아 먹게되고 훗날 어떤 댓가를 치루어야 하는지 녀석은 알길이 없다.


겨울때 처럼 안락한 집안에서만 있는것도 행복이 아니다. (예전의 생활을 지금의 녀석은 감옥처럼 여길것이다.) 연어도 츄르도 아니다. 개처럼 사람이 놀아주면 되는 동물도 아니다. 어디에 있건 녀석의 행복은 녀석이 찾을수 밖에 없는데 아직 가져보지 못한건 짝과 친구밖에 없으니 일단 흐름을 지켜볼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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