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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Jul 16. 2024

Final Chapter - The Last Cycle

운명이 내주는 겨울의 끝자락


마지막 한 바퀴


매년 돌아오는 7월 생일을 기록하다 보면 1년이 그야말로 쏜살같이 지났음을 알게된다. 2015년부터 기록을 시작했고 십년에서 한바퀴 남았다.


속 모르는 남들눈엔 노닥대며 마냥 한량 모습 이었을 테지만 지난 9년간 나의 생활은  숨만 붙은채 시체모드로 지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장이 없이 해골과 가죽만 남은 이런 몸뚱아리로 무엇을 할수 있을까?  수술한 이후로 계속 가졌던 의문이다. 운명이 허락한 유일한 하나가 글쓰기인데 그것도 스마트폰이 있기에 가능했다. 지난 십년간의 브런치 기록이 그것이다.



내 비록 음식 먹는 능력은 어린아이만도 못한 몸이 됐지만 남에게 비난 받을짓 한것 없고 동정해 달라 칭얼댄적 없으니 원망도 후회도 부질없는 일이고 지나간 운명앞에서 불필요한 이프 논쟁을 들이대 봤자다.


음주와 회식을 즐기지 못함에 남과 어울리기 힘든데다 특히나 여름이 되면 옷으로도 174- 48kg 의 가련함을 감출수가 없으니 더욱 혼자가 편해진다. 술 안먹고 음식을 탐하지 않으면 오르는 물가와 가난을 버티기 가볍다는 장점도 있다.



살아감에 있어 과거가 완벽하지 않았듯 미래 또한 빚나지 않을수 있다. 어느 구간을 통과하던 그 길이 올바른 길이라면 어떤 조건이 붙건 가보는거다. 가보고 나서야 따지건 말건 논할 자격이라도 생긴다. 너덜너덜 어쨌든 살아 남으면 뭐라도 건진다.


운로는 계절에 비유할수 있다. 여름이 있고 겨울이 있다. 어떻게 대처할지를 알아야 철부지를 면한다. 죽음의 코스 겨울을 무사히 통과하면 다음은 ‘봄’이다. 다시 생명의 씨앗을 뿌리고 새로운 싸이클이 시작 되는것이 자연의 순환법칙 이다.


개인적으로 맞아야할 다음 대운 구간이 ‘을축’ 이다. 을목(乙木)과 축토(丑土)의 만남은 ‘한겨울에 핀 꽃(망울)’ 혹은 '진흙 위에 핀 연꽃' 을 의미 한다고 한다.


영어로는 봄을 용수철 ‘스프링 (Spring)’ 이라고 한다. 쇠로 감은 용수철 처럼 튀어 나가는 시기라고 본듯 하다. 60갑자로 나눈 명리설로 구분하면 [계해 갑자 을축] 이 Close 와 Open 연결이 이루어지는 구간이다. 60갑자의 첫 구간인 갑자 다음 , 을목(乙木)과 축토(丑土)‘구간인 ‘을축’ 이 봄의 시작이다. 축토(丑土)는 얼어붙은 땅이며 동물로는 ‘소’를 의미한다. 얼어붙은 땅속에서 씨앗이 자라나는 모양새다.


*동양의 명리학은 음양오행 위로 십간, 아래 십이지 총 22글자를 차례대로 배열해 60개 간지로 구분하고 각각의 조합으로 모든 자연 현상을 규정 정리하려는 학문이다. 합파로 인한 수많은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봄이라 함은 긴 겨울의 휴식을 끝내고 삶을향한 농사를 다시 시작 해야하는 ‘고생 시작’ 구간이다. 아직 얼어서 풀리지 않은 땅을 갈고 씨앗을 새로 심어야 한다.


고난이나 고생을 두려워해선 아무것도 이룰수 없다. 선구자와 위인들의 운명을 군대로 비유 하자면 강에 다리를 놓아야 하는 공병대다. ‘라이커 브리지 오브 트러블 워터’ 다리가 되어줄테니 밟고 지나가쇼 안중근이나 예수같은 위인과 열사들의 삶이 대부분 그러하다. 시대의 불의에 맞서 젊은 혈기에 고생과 고난의 삶을 살아가다 대부분은 후손과 대중들에게 열매를 맺어 주기위한 토양의 역활을 한다. 역사 구석탱이에 이름하나 남기면 다행이다.


언제 돈버나 팔자 타령하며 열매를 취하는것에만 집착하는 잡스러움과 구분되기에 역사는 그들을 ‘선구자’ 또는 ‘열사’ 나 ‘위인’으로 구분한다.


* 흙탕물이 더 편한 미꾸라지들처럼 아마도 간신과 매국노의 사주는 대부분 시대적 불운과 역행하는 운로를 타고났을 것이다. 난세를 만나 소형차로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나라를 팔아서 개인 집안의 부귀를 탐한다.



보통은 운로에서 어떤 대운이 어떤 연령대에 걸리느냐에 따라 개인 인생의 향방이 갈린다. 초년보다는 말년이 편한게 낫다. 평생이 무탈한 구간에 태어남이 개인으로선 최상 이겠지만 대부분 그럴 확률은 희박하다. 스포츠카를 몰고 산길을 가야하는 경우도 생기고 소형차로 고속도로를 타는 경우도 생긴다. 슈퍼카라도 평생 산길만 펼쳐지면 삐걱대고 제대로 나아갈수가 없는것이 운로다. 그것도 환경이 정상적 싸이클일때 이야기고 국운이나 전쟁, 이상기후와 같은 지구촌 전체 운로가 몰락할땐 개인들 자잘한 운로는 볼것도 없다. 섬이 가라앉거나 폭탄 터지면 일대는 다 망하는거다.


열대지방 생물이 어쩌다 추운 지방에 태어나 살아 가는것이 형벌은 아닌지라 시대와 안 맞는 운 없음을 에고가 탓해봤자 타고난 계절과 환경이 그러한걸 어쩌겠는가. 국가가 그러하고 시대가 그러함은 어쩔수가 없다. 하수구에도 꽃씨는 날리고 싹을 틔운다.


https://youtu.be/50dcGMNgECQ?si=bmwsDTS6F_ng052S


마지막 구간 세계 돌아가는 모습이 말세 끝자락 절정을 향해감을 실감케 한다. 이상기후의 전방위 공세속에서도 국내는 조선말기 재현에 미국은 남북전쟁 상황을 재현하고 이스라엘의 민간폭격이 전쟁의 중심으로 다가선다. 중국 일본 주변국중 멀쩡한 나라 하나도 없다. 그야말로 전 인류가 난장의 극점인 벼랑끝을 향해간다.


봄 기운이 싹틀때 무엇을 할수 있을지는 주어진 환경대로 그저 가보는거다. 가보고 나면 지금의 추운 겨울과 어둠을 회상할날이 또 올것이다. 십년 채우기가 딱 한바퀴 남았구나.


https://youtu.be/GRRCOfKSygw?si=E96aUWIIwU7pH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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