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육헌 May 18. 2019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집중하는 법

책 <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OKR>을 읽고 쓰다

크리스티나 워드케의 <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OKR>을 읽었다. (존 도어의 <OKR - 전설적인 벤처투자자가 구글에 전해준 성공 방식>과는 다른 책임!) 마침 블랭크에서 OKR 도입을 앞두고 한 달간의 적응 기간을 갖고 있다는 글을 읽었던 참이라, 호기심에 더 속도를 내었다. OKR이 요새 왜 이렇게 화제일까. '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생산성이 압도적으로 오르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라는 제목과 소제목들은 과연 사실일까. 뭐 이런저런 궁금증들과 함께 얼마나 특별하고 새로울 게 있겠나 반신반의하며 책을 폈다가 반성반성하면서 책을 덮었다.


OKR이니 MBO니 하는 방식들은 이미 큰 회사들에서도 써먹고 있는 익숙한 방법론이긴 하다. 대기업이었던 전 직장에서도 차년도 MBO 입력이니 다면평가 설문 입력이니 하는 이름과 함께, 1년에 한 번 오는 평가 시즌에는 이것저것 입력하고 평가하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이러한 활동들을 참 귀찮아했던 기억도 난다. 목표를 세워두고는 관리하지 않은 채 외면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그럼에도 결국 연간 평가와 연동되긴 하니 일 년에 한 번 밀린 숙제처럼 꺼내보게 되고, 또 도전적인 동시에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우기를 꺼려하는 경우들도 많았다.


책 <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OKR>에는 앞서 적은 오용 사례를 없애기 위해 참고할만한 좋은 글들이 포함되어 있다. 야심 차게 도입한 OKR이 유명무실한 요식행위가 되는 것을 피하고 싶다면, 어떤 목표가 좋은 목표일지, 어떻게 이를 꾸준히 관리하는 프로세스와 보고체계를 만들지, 그리고 어떻게 OKR과 업무 평가를 연결할지에 대한 이런저런 책 속 사례들을 참고해봄직하다.


어찌 보면 조금 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일 수도 있겠다. 핵심지표를 정의하고 이를 집요하게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책과 아티클은 너무나도 많으니까. 책의 내용들을 한 단어로 거칠게 요약하면 결국 집중이지 싶다. OKR은 결국 구성원들에게 영감을 주는 동시에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와 진행상황을 서로 공유하고 관리하게 만드는 툴인 것 같다. 비록 반짝이는 사과들이 굴러오는 것 같더라도, 또는 위기가 닥쳐서 자기가 성공했던 일로 돌아가거나 숨고 싶더라도, 그런 유혹들을 피해내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to do와 not to do에 집요하게 집중해봐야지 생각했다.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집중하며 몰아붙여보는 것. 그리고 결과로 -목표의 성패와 무관하게- 애초에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멀리 갈 수 있게 되는 것. 꽤나 재미나고 해 봄직한 경험이 아닐까 싶다.




온갖 반짝이는 것들이 당신을 향해 쏟아져 들어오는 것 같을 때, 당신과 당신의 팀이 목표를 잃지 않게 잡아줄 시스템이 필요하다.

"온갖 반짝이는 것들이 당신을 향해 쏟아져 들어오는 것 같을 때, 당신과 당신의 팀이 목표를 잃지 않게 잡아줄 시스템이 필요하다. 내가 사용하는 시스템은 단순하게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첫째, 영감을 주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워라. 둘째, 바라는 최종 상태를 향해 언제나 당신과 당신의 팀이 진보하게 하라. 할 일이 얼마나 산적해 있는지는 중요치 않다. 셋째, 자신이 달성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상기하도록, 서로 공동 책임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팀 전체가 확실히 기억하도록 정기적인 점검 시간을 만들어 리듬을 형성하라."


"회사는 훌륭한 목표를 세우고 매주 그 목표들을 달성하는 데 전념해야 하며, 그렇게 달성한 목표들을 축하하면서 나아가야지만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 그 길에 어떤 반짝이는 사과들이 굴러오든 상관하지 말아야 한다."


"OKR을 잘못 사용하고 있네요. 저도 전에 마지막으로 일했던 두 곳에서 그 방법을 사용했어요. OKR은 효과가 있어요. 진짜로 효과가 있죠. 하지만 OKR이 다섯 개라고요? 당신도 그걸 전부 기억하지 못하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팀원들이 기억할 수 있겠어요? 클린턴 선거 캠페인을 이끌던 카빌(Carvil)은 클린턴이 정책을 구구절절 나열하지 못하게 말리느라 꽤 애먹었다죠. 강단에 오를 때마다 클린턴은 교육, 외교, 에너지 정책 등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했대요. 그러자 카빌이 말했죠. '만일 세 가지를 말하면 당신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게 됩니다.'"


"분기가 절반가량 지나고 나서 OKR을 변경하려고 하지 마라. 만일 OKR을 잘못 세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그냥 받아들이고 실패하든가 아니면 전부 달성해버려라.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번에는 OKR을 제대로 세우려고 노력하라. 처음부터 완벽하게 OKR을 세우는 팀은 없다. OKR을 변경하면 집중도가 떨어진다. 팀이 계속 집중하게 하는 것이 OKR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OKR을 중간 지점에서 바꾸는 것은 팀원들에게 OKR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위기가 닥치면 사람들은 자기가 성공했던 일로 돌아간다

"엄마는 늘 말했지. 위기가 닥치면 사람들은 자기가 성공했던 일로 돌아간다고. 심지어 그걸 하기에 적합한 때가 아니라도 말이야." 해나는 난생처음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게 몹시 두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넌 디자인을 하고 예전 고객들을 위한 일을 했지. 난 판매를 맡을 팀을 꾸리는 대신 직접 나가서 판매를 했어. 이제 우리는 투자를 정당화할 수치가 없어. 상황을 바꿀 수 없을 거야."


"네 목표들에 집중해. OKR이 네가 예전 습관들로 다시 돌아가는 걸 막아줄 거야. 그래서 내가 OKR을 그렇게 좋아하는 거야. OKR은 내가 약속을 지키도록 해줘. 안전한 곳으로 다시 기어 들어가고 싶을 때도 말이야."




달성할 확률이 50 대 50인 도전적인 목표를 세운다

"OKR은 항상 도전적인 목표들이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감 점수를 10점 만점에 5점을 적용하는 것이 있다. 자신감 점수가 10점 만점에 5점이라는 말은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50 대 50'이라는 뜻이다. 만일 자신감 점수가 1점이라면 그것은 '꿈 깨!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테니'라는 뜻이다. 자신감 점수가 10점이라면 '이쯤이야 식은 죽 먹기지'라는 뜻이다. 이는 목표들을 너무 낮게 세웠다는 의미로, 흔히 방어적이라고 표현한다."


"당신이 정한 핵심 결과지표들을 한번 살펴보라. 만일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것들을 달성하려면 진짜 젖 먹던 힘까지 끌어와야겠네'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 재미있는 기분이 든다면 핵심 결과지표를 제대로 세운 것이다. 만일 '우린 망했네, 망했어'라고 생각한다면 너무 어렵게 세운 것이다. 그리고 '좀 열심히 하면 할 수 있겠네'라고 생각한다면 너무 쉬운 것이다."



실패는 그 목표가 도전적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긍정적인 지표다

"실패하면 살벌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회사에서 직원들은 대개 시도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대단한 일들을 이뤄내고 싶다면 예전에 시도됐던 것보다 더 멀리 나아가고, 이를 안전하게 보장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OKR의 핵심은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진짜 할 수 있는 일을 알게 되는 것이다. 실패는 그 목표가 도전적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긍정적인 지표다. OKR은 애초에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이뤄내도록 몰아붙인다. 만일 당신이 목표를 진짜 높게 새운다면 그 목표를 이루지는 못할지 몰라도 분명 엄청난 성장을 이룰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