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대 너에게 지지 않는다
일을 할 때 어쩌다보면 생각지 못하게 일이 벌어지고, 의도와 달리 일이 너무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도 종종 본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수습해서 끝으로 가지고 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여러 사람의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그 일이 폭풍이라면 폭풍의 눈은 나일 수 밖에 없다. 그 방향이 다른 요인에 의해 정해질 수가 있을까? 안 될 거야, 이건 못 할 거야 라고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질질 늘어지고, 말꼬리만 붙들고, 다른 소리를 하고, 정치에 의해 편갈라 말하고, 일을 미루고, 너의 일이잖아 라고 던지고, 심지어는 던지다 못해 던지지도 않고 버린 건가 싶은 지경이 되어도. 그래서 나조차도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서 그냥 다 안하고 싶다고 말하다가도. 시작했으니까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매달린다. 이미 너무 데미지를 많이 입어봐서, 이까짓건 사실 별 것도 아니다. 다만 스트레스는 적잖이 받는다. 일 자체가 늘어지고 남탓으로 일관하는 사람들을 제일 혐오한다. 그래서 이번 일도 좀 힘들긴 했다. 시작도 제대로 되기 전에, 계약조차 진행하지 않은 채로 던져놓고 누군가 해결하도록 내버려둔 사람들 덕분에.
그렇지만 그 거지같은 상황 속에서도 나는 버텼고, 지혜롭게 상황을 빠져나왔다. 내가 필요한 것들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도움을 구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위축되고 손 벌리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했다. 내가 해결하려고 하고, 내가 직접 할 수 있게 도움만 달라고 했다. 그래서 관계자들이 빠르게 도움을 주었다. 팩트를 확인하고, 정정하고, 안 되는 것도 방법을 고민해 주었고, 차후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알려주었다. 미리 리스크를 공개해 해결 방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상황을 내가 원하는 결말로 이끌었다. 일을 할 수 있게 세팅도 끝났다. 원활하게 거래처와 계약을 마무리했고, 핑퐁질만 하던 자들에게는 계약 소식만 통보해 주었다. 아마 완료보고까지도 본인이 많은 역할을 한 것처럼 말하겠으나, 신경쓰지 않으면 된다. 일은 내가 주도적으로 끌고 갈 것이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늬만 책임자라고 떠드는 사람들에게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 그리고 다시 내년에도 계약해서 확장 적용 해달라고 하는 것을 기다릴 것이다. 보란듯이 그 때는 계약해주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끌려다니면서 이렇게 일하는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도가 지나치는 그런 사람들에게는, 기회도 권한도 책임도 주지 않고 싶다. 어디 봐라. 내가 어떻게 보여주나 기다려봐라. 오늘은 딱. 이렇게 다짐하는 날이다. 내가 계약 마무리 지은 날. 나는 지지 않는다. 특히 너희들 따위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