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르는 호칭들에 하나 더 추가되었네
차를 인도받았다. 드디어 나는 차를 소유한 사람이 되었다. 운전만 잘 하면 된다..
전기차를 사면 여기저기 전화해서 뭔가 신청할 일이 많다. 오늘은 환경부에 전화해서 차 번호를 등록했다. 임시번호로 환경부 카드를 발급받고, 차번호가 나오면 등록하고 결제와 연결하는 식이라 전화를 해야한다. 전화해서 그 단어를 바로 들었다. 보험 회사에 전화 연결 할 때도 그랬는데, 몇 번 들어도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단어. "차주님"
차주님, 성함과 생년월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짧은 순간 당황했다.
아, 나는 이제 차주님으로도 불릴 수 있구나. 아...
신기하고 믿기지 않아 아득했다.
전화를 끊고도 생각나는 단어라, 한번 되짚어 발음을 해 봤다. 차주님. 아무래도 발음은 좀, 차준님으로 되긴 한다.
그리고 생각이 옮겨져 멍하니 잠시 다른 용어들을 생각해본다. 주로 따님, 학생, 아가씨가 많았고 회사에서는 직급으로 부르거나 아주 친한 경우만 닉네임으로 부르는 듯 하다. 이름 끝에 ~씨, ~님으로 부르는 경우는 차라리 좋다.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불편하지는 않다. 최근 들어본 용어는 집주인분, 세대주, 뭐 이런 것들이었는데. 그것도 의아스럽게 쳐다보는 시선과 함께라 부담스러운 상황이긴 했지만. 아무튼 이번에도 갑자기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너무 안온하게 늘 비슷한 환경에서 살다보니, 누가 나를 부르는 것 또한 크게 달라질 일 없는 삶. 그래도 이렇게 변화가 큰 시기에 알게 된 용어 당분간 머릿속에 꼭꼭 저장. 누가 그렇게 불러도 당황하지 않기. 운전대 잡은 건 나일 테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