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밀물은 하루에 두 번 차오르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하루 종일 일한 후
나는 몹시 지쳤다 이제 나의 일을 해야 할 날이 하루 더 사라졌구나
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천천히
천천히 나의 힘이 되돌아왔다
그래, 밀물은 하루에 두 번 차올라 오지
- 찰스 레즈니코프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하루 종일 일한 후>
윌리엄스의 시를 공부하며 객관주의 시인들의 담백하고 간단하지만 지성이 넘치는 명료한 시가 궁금해졌었다.
객관주의 시인들은 모든 현상을 하나의 물체로 보며, 시 자체는 간결하고 명료하지만 지성을 담고 있다. 찰스 레즈니코프도 이들이 지향하는 명료한 객관화를 위해 자신을 철저히 숨기는 시인이었다.
그는 객관화를 시도함에 있어 가장 먼저 자신을 객관화하려고 했으나 아니러니 하게 자신의 생애를 시의 소재로 삼았다. 그의 가장 주된 소재는 이민자로서의 정체성(미국인이지만 부모님이 유대교 이민자였다) 그리고 자신의 민족인 유대인의 역사이다.
얼마나 시를 사랑하였으면 괴테가 법을 전공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뉴욕대학교 로스쿨에 들어갔다.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여 뉴욕 주 변호사로 취직했었다. 하지만 이내 그만두었는데 글을 쓸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후 자비로 시집을 출간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의 시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지금의 우리처럼 하루를 다 보내고 피곤했지만, 생각했다 천천히 그리고 ‘하루에 두 번’ 밀물이 차오른다는 사실을 믿었다. 그리고 60대 후반이 되자 세상은 그를 알아보았다.
변호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에서 괴테를 발견하지 못했을 그는 60세가 될 때까지 자신을 알아봐 주는 시선들이 없음에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시를 썼다. 아마 그는 밀물이 하루에 두 번 차오르듯 자신의 시가 언젠가는 세상에 나올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그 믿음대로 그의 시는 밀물처럼 세상에 차올랐고 그는 유명한 모더니즘/객관주의 시파의 시인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을 하기 위해 생활비를 하루 종일 벌어야 했다.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시를 위해 매일의 힘듦을 견디며 생각했고 믿었고 글을 썼다.
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하기 위해 이번 한 주도 회사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한 하루들을 다섯 번 보냈다.
그리고 여섯째날이 되기 전 생각해보려 한다 천천히.
그래 밀물은 하루에 두 번 차오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