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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오뉴 Jul 17. 2021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1 -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그래

내 브런치의 가장 마지막글이 2020년도 4월, 그러니까 1년 하고도 3개월 전이다.

재택근무 잘하고 계신가요?라고 야심 차게 시작한 시리즈는 나의 임신으로 인해 그렇게 중단되었다.

그리고 출산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남편에게 아이를 재우도록 맡기고 그동안 쌓인 마음을 적고자 브런치를 켰다.


나와 남편은 2017년 3월, 28살과 31살의 어린 나이로 결혼을 했다. 둘 다 결혼하고 최소 2년은 신혼을 보내자. 여행도 많이 다니고! 일도 열심히 하고! 젊은 날을 보내다가 아이를 갖자! 

우리는 그렇게 신나게 여행도 다니고, 이직도 하고, 일도 열심히 하고 지내고 있었다. 아마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님들이 그렇듯 우리도 아이에 대한 압박이 들어왔다. 그것도 매우 자주, 규칙적으로, 끊임없이 ㅎㅎ.

1년 차 직설적인 압박 "아이 계획은 어떻게 되니?", 2년 차 조금 우회적인 압박 "올해가 황금돼지띠라는데~", 3년 차가 되니 부모님들은 걱정 섞인 물음을 던졌다. "혹시 무슨 문제 있는 건 아니지?", "병원은 가봤니?". 

나는 늘 우리 부모님께는"다 알아서 합니다, 해요~"였고, 시어머님께는 "네 어머님~"하고 대답을 했었다.


그러다 세 번째 결혼기념일에 남편과 아이 얘기를 시작했다. 그날의 주된 토픽은 오빠의 나이(!!)였다. 오빠가 본인이 더 나이 들면 아이를 키우는데 드는 자금조달(아직도 웃김)에 문제가 있으니, 올해는 아이를 가져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나는 그래 이제 3년 정도 놀았고, 사실 코로나 때문에 이제 놀러 다니지도 못하고, 현재 직장에 2년 정도 다녔으니 타이밍도 나쁘지 않겠다! 오케이!. 그리고 남편은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딸이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1월생. 음, 되도록이면 당신 생일이랑 같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생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잖아?" 나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게 맘대로 되냐~ 그냥 건강한 아이 생기고 겨울이든 여름이든 자기 인생에 맞게 나오는 거야~"


그리고 10개월 뒤, 남편의 바람과 계획대로 우리 딸은, 1월에 태어났고, 정확히 내 생일 1월 11일에 자연분만으로 완벽하게 우리 곁에 와주었다. 


아이가 태어난 날을 기록하자면 정말 끝도 없지만, 생일 새벽부터 아이를 낳기까지 하루 종일 진통했던 기억과 아이가 태어났을 때, 내 품에 안긴 정말 작고 따듯한 아이와 내 손을 잡고 있는 남편 그리고 조용하게 들리던 분만실의 음악까지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나는 몰랐다, 아이를 낳는 것보다 키우는 게 더 힘들다는 그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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