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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므프 Feb 21. 2022

조리원 동기 꼭 필요한가요?

보통 임신 중기에 접어들면 산후조리원을 예약하게 된다. 첫아이 임신이었던 나는 조리원 세계를 들여다 보고 화들짝 놀랐다. 가격대가 천차만별이었다. 2주에 천만 원 가까이하는 고급 조리원을 보니 입이 떡 벌어졌다.


 


조리원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은 모두가 동일할 것이다. 내 아기가 잘 지낼 수 있는 시설을 제공하는가. 그러나 그다음 기준은 엄마마다 다를 것이다. 방 컨디션, 마사지, 음식, 가격 등 각자에게 조금 더 중요한 부분들을 추려 예약을 하게 된다.







내가 중요하게 봤던 기준  하나는 ‘밥을 혼자 먹는가 대한 여부였다. (저의 조리원 생활은 코로나 발생 전입니다.) 내향인인 내가 출산  붓기 남은 얼굴로 모르는 사람들과 통성명을 하고  먹는 순간까지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았다. 어디 밥만 혼자 먹었던가. 나는 아기 목욕시키기 수업을 빼고는 모든 교육에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 조리원에서는 가능한 많은 휴식을 취하고 나오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리하여 내겐 조리원 동기(이하 조동)가 없다.




방 안에서 밥먹고 침대에 바로 누웠다.





라운지에서 말을 섞고 있는 엄마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움찔했다. ‘육아 생활을 버티는데 조동이 중요하단 소리도 있던데 나 이대로 괜찮을 걸까’ 하는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러나 그런 마음도 잠시였다. 밤새 수유 연습에 잠을 설친 터라 수유와 마사지 시간을 제외하곤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어 있었다. 누가 조리원을 천국이라 외쳤던가. 조리원은 훈련소였다.






이렇게 작았었다니 이 시절이 그립다.






조리원 퇴소 후 육아 실전에 들어갔다. 조동이 없어서 아쉬웠던 적이 없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굳이 없어도 상관은 없었다. 궁금한 점들은 맘 카페에 물으면 재깍재깍 답변이 달렸다.



게다가 나에겐 다른 동기들이 있었다. 이들이야 말로 내 육아휴직을 빛나게 해 주고 힘이 돼 준 사람들이다. 바로 온라인 동기들이다.



아이가 100일이 지나면서 전자책 독서가 가능해졌다. 독서를 시작으로 휴직 중 자기 계발은 영어공부로 이어졌다. 온라인 영어 원서 읽기, 독서 모임 등 각종 온라인 스터디 모임에서 많은 사람들을 마주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선배 엄마들이었다. 그녀들이야 말로 육아휴직기간 동안 나에게 기운을 주고 힘을 줬던 사람들이다. 수면 부족으로 마음이 해이해질 때 그녀들은 아가가 어린데 이렇게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며 나를 챙겨줬다.




조리원 동기는 서툰 육아생활에 있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육아 동지가 되어 준다. 하지만 모든 게 그렇듯 순기능만 있지 않았다. 친구에게 조동들이 발견하고 추천해주는 육아 아이템을 뒤처질 새라 소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모든 것엔 장점과 단점이 있다.



요즘 코로나 시국인지라 조리원에서 조동을 만든다는 게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조동이 없어서 불안한 초보 엄마가 있다면 안심하라고 일러주고 싶다.



조동이 없어도 육아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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