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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범수 Jun 01. 2019

날은 뜨거워도 마음이 추울때

<백종원 프로젝트 1주차> 전복죽부터 달걀말이까지

  5월이 성큼 지나간 자리에는 6월의 더위가 찾아왔다. 이제 긴팔 남방을 입고 집을 나서면 금새 지하철에서 땀이 나버리는 그런 성급한 계절이 되어버렸다. 날은 뜨거워졌다. 허나 마음은 헛헛하여 추위를 탄다. 하는 일이 잘 되지 않는 탓일 수도 있겠다. 회사일이라는게 마음 먹은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겠지만, 잘해보려고 열심히 하는데도 그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그럴까 이렇게 더위가 떠다니는 날이면 열무국수 같은 시원한 것들을 찾기 마련인데, 도리어 속을 뜨듯하게 뎁혀 줄 음식이 생각난다.

첫번째 도전 음식 <전복죽>

  첫 번째 음식은 전복죽이다. 전복의 내장을 넣어 초록색을 띄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메뉴이다. 전복죽이라는 것은 일평생 먹어보기만 했지 해먹어 봐야겠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 그래서 두번째 페이지에서 마주한 이 메뉴가 꽤나 생소하게도 반가웠을지 모른다.

  불린 쌀을 참기름에 볶고 잘게 썬 전복과 다져놓은 내장을 잘볶는 것이 포인트, 그리고 물을 넉넉히 부어 1시간정도를 눌러 붙지 않게 저어가며 끓여주면 완성이다. 아쉬웠던 점은 필자가 냉동 전복을 사용해서 그런지 전복의 향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다는 점이다. 생물 전복을 사용하는 것이 베스트고 여건상 그것이 안된다면 냉동 전복의 양을 조금더 많이 사용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두 번째 <오징어볶음>

  두번째 음식은 오징어 볶음이다. 칼칼한 불맛이 포인트인 음식. 여기서 굉장히 특이했던 점은 오징어를 한번 데쳐서 사용해서 오래 볶을 필요 없이 만들었다는 점, 그리고 양념장은 채소와 오징어 보다 먼저 기름에 한번 볶아 불맛을 확 냈다는 점이다. 한번 볶아진 양념에 채소를 넣어 볶고 오징어를 넣고 센불에 휘리릭 볶아내니 감칠맛이 일품이다.

  오징어를 오래 볶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정말 주의 주의 또 주의 하자, 오징어를 오래 볶으면 그 맛이 질겨지기 마련이니.

  살면서 고민이 있으면 그것 또힌 오래오래 속에서 지지고 볶지말고 확 털어내버리자, 오징어처럼 그 고민이란 놈도 질겨지기 마련이다.

세번째 음식 <채소마요네즈 샐러드>

  세 번째 음식은 채소마요네즈 샐러드다. 늘 엄마가 해주던 채소 샐러드 이지만, 몇 가지 간단한 팁으로 완전 새로운 음식으로 탈바꿈 되었다. 그것은 바로 생크림과 식초, 마요네즈만 넣던 샐러드에 생크림을 조금 넣으니 고소함이 극대화 되었고, 식초를 일정량 넣으니 새콤함이 가미 되어 느끼하지 않은 샐러드를 즐길 수 있었다.

  샐러드만 먹기엔 심심해서, 버터를 두른 팬에 바게트를 바삭하게 구워내어 샐러드를 곁들여 먹었다. 오픈 샌드위치처럼 바게트 위에 올려 먹으니 바삭한 식감의 빵과 상큼한 샐러드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낸다.

  음식도 일도 사람도 역시 조합이 중요하다.


네 번째 음식 <오이초무침>


  네 번째 음식은 오이초무침이다. 한여름 뜨거운 날씨 속 입맛이 없어질 때면 생각 나는 음식이다. 오이를 얇게 썰어 간단한 양념과 식초로 차갑게 먹는것이 매력적이다. 여기선 또 오이를 좀 더 아삭하게 만들 수 있는 킥을 알려주고 있다. 오이를 썰기 전 식초 한큰술 정도 탄 물에 10분 정도 담가 놓으면 더욱 아삭아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그렇게 해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다. ㅎㅎ

  이건 어디에나 잘 어울려서 피클처럼 먹어도 좋고 나처럼 비빔밤에 듬뿍넣어 비벼먹기에도 아주 좋다. 특히 불을 쓸 필요가 없는 음식이기에 더운 여름 이만한 녀석이 없을 듯하다.

  오이초무침같은 시원하고 잘어울리는 친구 녀석 하나만나 맥주한 잔 하고픈 밤이다.


다섯번째 음식 <달걀 말이>

  언제나 우리가 '집밥'을 떠올릴 때 바로 생각나는 음식 몇가지 중 달걀말이는 이견없이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침이면 비몽사몽 눈을 비비며 나와 달걀 말이와 된장찌개가 차려진 밥상에 앉아 밥을 먹는 것이 익숙할 듯 싶다.

  먹기야 많이 먹어 봤지만 한번도 '제대로' 만들어 본 적이 없는 달걀 말이, 다행히 얼마전 달걀말이 전용팬을 구비해놓은 터라 하기에 좀더 수월한 면도 있었다. 내 생각에 이번 달걀말이는 그다지 성공적이진 않았던 듯하다. 맛은 있었지만 '모양'을 내는 대 조금 실패를 한듯 하다.

  확실히 한번에 얼마큼의 달걀물을 부어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익숙해질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이렇게 백종원 프로젝트 첫주차에 총 5가지 요리를 시도해보았다. 직장인이라 퇴근하고 요리를 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기에 주말을 빌려 여러가지 요리를 해보았다. 첫 시작이지만 어쩐지 느낌이 좋다. 여러 음식을 해보고 맛을 보고 이런저런 지식을 얻을 수 있는일, 진정한 휴식을 찾아가는 것만 같다.


  느낌이 좋다.


진도율 5/211


인스타그램 : kitchenboy_b

유튜브 : 주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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