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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범수 Sep 10. 2018

이제 우린 집밥의 맛을 찾는다(2)

전농동 백반 맛집 보성장, 오징어 불백을 먹어야 한다. 

집에서 먹던 맛이야!

  요즘 바깥에서 밥을 먹다보면 자주 듣는 감탄사다. 생각해보면 예전에 이건 칭찬 섞인 감탄사는 아니었지 싶다. 우리가 외식을 하면서 원하는 맛은 집에서 늘 먹는 맛이 아닌 뭔가 새로운 맛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점점 바깥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집에서 한끼를 해결하더라도 반찬을 사서 먹거나 간단히 가정간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 또한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오히려 '바깥의 맛' 보다는 '집안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식당과 음식에 더 감사함을 느끼고 행복감을 느끼고있다.

  진정한 집밥의 맛을 원한다면 대학가에 가야한다. 수많은 학생들이 고향을 떠나 대학가에 자취한다. 머리가 크자마자 서울로 올라와 혼자살이에 익숙치 않은 젊은이들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주변 식당에서 끼니를 떼운다. 그들에게 힘이 되는 것이 바로 집밥 같은 식당밥이다. 내가 다닌 서울시립대학교 근처에도 집밥을 생각나게 만들어주는 식당이 여럿있었다. 허나 지금은 세월이 조금 지난 탓인지. 때묻은 간판을 달고 백반을 팔던 집밥 식당이 더러는 없어지고 신식 부대찌개 집이나 치킨집으로 바뀐 곳도 꽤나 많아졌다. 

그래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서 집밥을 팔고 있는 식당이 있다. 

집밥이 먹고싶다 

하는 날이면 친구들과 같이 가는 곳이 있었다. 바로 시립대학교 사거리에서 쭉 언덕을 내려가다 보면 있는 '보성장'이라는 식당이다. 어느 날 어느 때에 가건 가게는 꽉 찼으나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이곳은 마치 '스테디 셀러'와 같은 집이다. 

뜨끈한 돌솥밥

  이 식당에선 어떤 메뉴를 시키건간에 돌솥밥을 준다. 돌솥에 흰밥을 덜어내고 거기에 물을 부어 놓으면 눌어 붙은 밥알에 불어나와 한 숟갈 만으로도 속이 편한 숭늉이 된다. 그래서 이곳에선 국물이 따로 필요없기도 하다. 돌솥에 담기는 밥의 양은 꽤나 많아서 집에서 맘껏 퍼다 먹는 밥을 생각나게 만든다.

오징어 볶음과 돼지불백

  이 집의 추천 별미는 오징어 볶음이다. 오징어 볶음을 시키면 철판에 직접 볶아 먹으라 올려주신다. 뭔가 눈앞에서 볶아지는 것을 보여주며 더 기대감을 증폭시키시려는 일종의 전략이신건가... 전략이라면 성공이다. 오징어가 언제 익나 오매불망 기다리다 보면 밑반찬은 금새 동나버리기 일쑤이다. 

으아,,,,

볶아진 오징어는 질김이 없고 부드럽게 씹힌다. 오징어 호일에 자작하게 붙은 소스를 함께 퍼서 하얀 쌀밥 위에 얹는다. 그리고 부드럽게 두어번 쓱-싹 비벼준다. 그리고 지체없이 입으로 넣어준다. 그러면 입안에서는 오징어향과 소스의 불향이 퍼진다. (참 신비한 소스다. 볶는 과정에 불쇼도 없이 어떻게 불맛이 나는 걸까. 비법 공유가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오징어에 딸려온 파를 씹으면 왠지모를 청량감까지 든다.


오징어 볶음 말고도 다양한 메뉴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곳을 찾게 만든다. 어떤 교수님은 이곳에 오셔서 늘 냉동삼겹살과 비빔밥을 시켜 함께 드신다. 참 재미있는 공간이다. 같은 식당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집밥을 느끼고 있다. 


<등장 식당>

보성장

주소 : 서울 동대문구 전농1동 584-21

전화 : 02-2212-7512

특징 : 오징어 불백이 최고, 돼지불백은 평범하다. 냉동삼겹살에 소주 한잔 곁들이는 이들도 많은 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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