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악감을 뚫고 제주에 도착했다.

by 조매영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라 사람이 적으리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공항에 도착하니, 커플부터 시작해서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이게 맞는 걸까. 설레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초조해져 갔다. 애인의 걱정 어린 표정이 생각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았다. 읽다 만 '페스트'가 생각났다. 마지막에 읽었던 장면은 사람들이 뛰쳐나오던 장면이었다. 그중에 나도 있는 것 같았다. 나도 북적거리는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초조함이 아니었다. 죄악감이었다.


고막이 팽창하는 것을 느끼며 고막은 똑딱이 버튼이 아닐까 싶어 졌다. 죄악감이 조금 덜해지고 여행자의 마음이 커졌다. 기류가 불안정했는지 엉덩이가 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엉덩이를 만져보니 의자에 잘 달라붙어 있었다. 엉덩이 영혼이 승천한 것 같았다. 사람들의 표정을 살폈다. 무표정이었다. 설렘과 공포는 서로 중화되기도 하는 걸까.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지인의 집으로 향했다. 첫날은 지인에게 신세 지기로 했다. 좌석버스라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기 쉽지 않았다. 정류장 안내 방송이 나오지 않는 줄 알고 긴장했지만 정류장 텀이 길었던 것이었다. 겨우 지인의 집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가로등에 날벌레들이 참 많았다.


지인의 집에서 카레와 된장국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집밥이라 삼인분은 먹은 것 같았다. 근황을 이야기하며 제주에 온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여행 코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서울에서 코스를 고민했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돌아다닐 곳을 전 날에 정하기로 했다. 이야기하다 첫 목적지가 정해졌다. 첫 유적지는 지인의 집과 가까운 너븐숭이 4.3 기념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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