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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들래 Mar 27. 2023

앙드레 브라질리에 展

예술은 사랑의 노래예요.


프랑스 미술의 황금기 거장들의 정신을 이어받은 화가,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특별전에 다녀왔다.

이 전시는 2022년 12월 20일~2023년 4월 9일에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앙드레 브라질리에, 그의 작품 앞에서는 그저 물들고 스며들면 됐다.


음악 소리(탱고, 재즈, 클래식 등)가 들리고, 해변에서 부드러운 파도가 밀려오는 느낌이었고, 어느 공간에서는 건강한 말발굽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교회당의 종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색감에, 향기에, 소리에, 앙드레 화백의 화풍에... 그저 빠져들면 됐다. 그곳에 머문 3시간 동안 순간순간 앙드레 브라질리에가 선사하는 그림 선물을 받고 행복해하면 되는 것이다.


드레 브라질리에 어록


"예술가는 보게 하고 느끼게 하는 마사가 되어야 하죠."


"예술은 사랑의 노래예요."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 자유롭게 비상하도록 보이는 것에 출발해야 합니다."


"파란색은 마과 꿈의 색입니다."


"모든 나의 회화는 창조자 향한 찬가입니다."


"회화는 생생하게 살아있어야 해요. 특히나 죽어 있어서는 안 되죠. 살아있어야 해요.

내가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건 이 감정들을 포착하고 나누고 당신을 살아가게 노력하는 것입니다.

죽음에 서는 삶의 전투죠."


"말로 설명할 수 있었다면 그지 않았을 것이다."


"자연과 삶에 대한 새로운 사랑을 가지고 떠나기를. 제 작품이 여러분께 날개가 되어주기를."


그의 작품을 만나는 것은 그저 느끼는 것이다.

오감으로 받아들이며 스며들고 물들어가는 과정이다.

작가의 말처럼 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언어로 표현할 순 없지만 내 몸은 이미 전시실에서 반응하고 있었다.

전시실을 나서는 순간 가벼운 날개가 겨드랑이에서 돋아난 것 같았다.

걸음이 가벼워졌고, 남부터미널 근처 카페에서 번지는 커피 향이 앙드레 브라질리에 색감에 더해져 더 달콤하게 느껴졌다.

귀가해서 며칠 동안 그의 화풍과 색감, 그의 삶과 그의 아내 샹탈, 그리고 그의 블루와 핑크의 작품들이 눈에 어른거렸다.

앙드레 브라질리에는 1929년 프랑스 소뮈르 출생으로 우리 나이로 94세의 현역 화가 브라질리에는 프랑스 미술의 황금기 거장들과 동시대를 살아온 마지막 화가로 불린다.

1950년 대부터 야수파 화가인 ‘드랭’, ‘블라맹크’와 같은 아트 딜러를 공유하며, 야수파의 영향을 받았다.

들라크루아, 마티스, 고갱과 같은 유럽의 고전 화가들을 존경했고, 당대 최고의 화가인 ‘샤갈’과 예술적 교류를 했다.


프랑스 최고 예술 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École des Beaux-Arts)를 거쳐 23세에 400년 역사의 로마대상(Premier Grand Prix de Rome)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으며, 독특한 색채와 간결한 상징성으로 그만의 목가적 파라다이스를 구축해 나갔다.


이 전시를 위해 작가가 120여 점의 마스터피스를 직접 엄선했고, 6m가 넘는 초대형 작품을 포함하여 국내에서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대형 유화들을 선보인다.


활력이 넘치는 도시의 축제, 자연과 인간 그리고 동물이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순간들, 브라질리에의 영원한 뮤즈이자 사랑인 부인 ‘샹탈(Chantal)’까지 거장의 삶의 찬가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2022년에 제작한 몇 작품도 만났는데 도슨트의 설명에 따르면 이제는 건강이 좋지 않아 붓을 들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시대에 살아온 탓에 보지 말아야 할, 너무 처절한 장면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일까? 그래서 더 삶의 아름다운 것들을 그리고 싶다고 했던가? 그의 그림 앞에 서면 밝고 아름다운 색감에 빠져들게 된다.


더 놀라운 것은 작품에서 소리가 들린다. 음악 소리,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과 플라멩코의 선율, 자연의 소리, 말발굽 소리, 조용히 내리는 함박눈 소리, 카페의 커피잔 부딪치는 소리, 옆 테이블에서 두런두런 이야기꽃 피우는 소리와 옷자락 스치는 소리까지...


앙드레 브라질리에, 그에게 행복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소소한 순간들의 집합이었던 거다.

티 테이블에서의 담소, 식탁 앞에서의 따뜻한 시선, 자연과 조화하며 살아가는 순수한 희열 등... 유러피안이나 코리안이나 아메리칸이나 아프리카인 모두의 행복은 비슷하다. 사람과 자연의 조화, 그 속에서 어우러지는 정다움이다. 누구나가 바라는... 그 단순한 행복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 문제는 내 안에서 찾아야 하리라.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더 집중해서 작품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이 내 감성을 건드렸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 몇이 있는데...


그가 20대 초반에 완성한 작품 1950년작 <카페, Le Cafe>란 작품인데 네이버 이미지에서 아무리 찾아도 그 작품이 없다. 초기작이라 그의 대표적인 화풍과는 느낌이 달랐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에 위 작품을 알고 있는 분이 있다면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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