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나 Jan 08. 2023

방구석 여행이 위험한 이유

유튜브로 여행하시나요? 


 팬데믹 시간 동안에 평소에 보지 않던 여행 유튜브를 봤었다.

가고 싶은 장소만 검색창에 입력하면 실제 여행을 대신 해 줄 영상이 쏟아졌다. 내돈을 들여 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유튜버가 대신 해 주고 재미있게 편집해서 보여주었다티비로 보는거랑 직접 가서 보는 건 다르다고 하는데, 유투브 영상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티비 프로그램은 방송국에서 큰 돈을 들여 전문적으로 섭외하고 촬영하고 편집한 장소들이기 때문에 현실과 약간 다를 수 있겠지만, 유튜버들이 날것 그대로를 찍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튜브로 본 영상과 직접 보는 것은 얼추 비슷할 것 같았다. 

내가 못가는 곳을 대신 가서 보여주고 현지 음식을 먹어주고 어떤 맛인지 알려준다는 것이, 비행기표와 숙소를 검색하고 고르고 예약하는 수고로움 없이도 침대에 누워 편하게 현지를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편리하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 유튜브를 이것저것 찾아보다보니 굳이 시간과 돈을 주고 에너지를 써가며 여행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순간, 여기까지 다다른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접체험은 말 그대로 간접체험일 뿐이다. 

생생한 영상을 보면 마치 현지에 같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지고, 그 사람의 이야기와 느낀점을 전해들으면 마치 그것이 내 경험인 것처럼 착각해 버릴 수 있다. 그러한 착각이 지속되면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잃게 될 것이다. 


유튜브를 보지 말고 무조건 직접 여행을 하세요,가 아니다. 

현실적인 이유로 여행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듣고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데, 그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정보와 지식을 얻기도 좋다. 

다만,

굳이 여행 안하고 그냥 유튜브로 봐도 되겠다, 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 내가 직접 가서 겪어보고 내 자신의 경험과 생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보고 싶은 영화가 나오면 그것에 관련된 정보를 전혀 찾아보지 않는다. 일단 최대한 개봉하자마자 내가 직접 본 다음에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찾아본다. 여행 계획을 세우고 여행지 정보를 찾을때도 다른 사람들이 직접 찍은 여행지 사진들은 급하게 스크롤을 내리곤 한다. 미리보기로 스포일러 당하고 싶지 않고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다음에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감상을 듣는 것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유튜브로 다른 사람의 여행을 보고 트위터나 커뮤니티에서 타인의 생각을 둘러보는 것도 시야를 넓히기에는 유익한 일이지만, 다른 사람의 감상과 생각을 내 것처럼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말이 안 통해서 나랑 놀기 싫다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