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슈투트가르트 여행 - 하이델베르크 교환 생활
2021.12.10 슈투트가르트에서
사실 슈투트가르트 당일치기 여행은 일주일 전에 급하게 결정된 것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슈투트가르트에 일박으로 여행 간다는 친구 따라 슈투트가르트에 갔다. 슈투트가르트는 나에게, 버디 S의 본가이며 기차에서 건너편에 앉아 몇 마디를 나눈 후 SNS를 서로 팔로우할 정도의 친구가 된 (친구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L의 본가, 여태껏 타고 다녔던 수많은 기차들의 목적지이자 환승지, 어디선가 들어본 BMW와 벤츠의 도시라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지나다니며 기차 창밖으로 큰 공원이 보이길래 '언젠가 가봐야지' 하고 생각만 했던 곳이다. 급하게 정한 만큼 큰 기대 없이, 전날 침대에 누워 네이버 블로그를 전전하며 둘러보다 가봐야 한다는 곳보다 내가 가고 싶은 곳 위주로 어딜 갈지 골랐다. 박물관보단 미술관을 더 선호해서 벤츠 박물관은 가지 않기로 했다. 이은영 건축가가 설계하여 한글로 '도서관'이 건물 한 벽면에 크게 적혀있다는 시립 도서관, 사진으로 본 구조물이 특이해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주립 미술관을 가기로 했다. Kunst Museum은 통유리로 된 큐브 모양 건물이 시원시원해 보여서 밖에서만 보자고 생각했다.
중앙역에 내려 친구가 숙소에 짐을 놓으러 간 사이 Kunst Museum을 가기 위해 중앙역에서부터 이어지는 긴 거리를 따라갔다. 12월이라 크리스마스 마켓을 하고 있었는데 이 구역에서 낮에 본 슈투트가르트 크리스마스 마켓은 상점들이 듬성듬성 있어서 내 눈엔 그다지 예쁘진 않았다.
대신 이곳을 구성하고 있는 건물과 공원, 사람들에 눈길이 갔다. 바랜 색깔에서 지나온 시간이 흔적처럼 드러나는 옛 건물과 그에 비해 짧은 시간 그 자리를 지켰을 현대적인 외양의 건축물, 곳곳에 조성된 오브제들이 각자 튀지 않고 서로 잘 어울렸다. 그것들 사이사이로 조성된 공원, 비록 조금 뜬금없지만 관광객들을 설레게 할 대관람차들은 멀리서 보면 모를,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톺아보아야만 알 수 있는 요소들이다. 그것들을 찍고 있는 내 귀에 들리는 거리 연주자의 연주곡은 어디선가 들어보아 익숙한데 도저히 찾아낼 수 없는 곡이었다. 찾지 못하는 음악에 대한 미련인 건지 슈투트가르트엔 언젠가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잎이 무성한 나무를 볼 수 있는 춥지 않은 계절의 슈투트가르트가 궁금해졌다. 모든 감각을 열어두어야만 이 도시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도시 자체가 감각적이었다.
여행을 하며 혼자 거리를 걷다 보면 짧은 시간에 갈 목적지라도 시간이 두배 이상 걸린다. 중간중간 좋아하는 브랜드 샵이 나오면 꼭 들어가 보고, 내 눈에 포착된 예쁜 오래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발견하면 꼭 멈춰 서서 핸드폰 카메라부터 들이밀기 때문이다. 그런 브랜드와 장면이 너무 많은 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겨울의 슈투트가르트는 흘긋 보면 황량하고 회색이 짙은 도시 같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건물들 각자의 정체성이 뚜렷하다. 지나가다 발견한 코스 매장은 내가 유럽에 와서 본 코스 매장 중 가장 아름다웠다. 그래서, 어떻게 안 들어가 봐? 냉큼 들어가서 내가 본 코스 직원 분 중 가장 반갑게 날 맞아주시는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직원에게 QR코드를 보여드렸다. 2021년 12월 독일에서는 실내에 들어갈 때마다 백신 QR코드를 보여주어야 했는데, 일전에 앞서 들어간 서양인들에겐 요구하지 않은 ID(학생증, 여권 등)를 요구받았던 경험이 있고 난 후부턴 나도 모르게 어딘가 들어갈 때마다 움츠러들었나 보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채로 의심의 눈길 한번 주지 않고 큰 목소리로 외치는 할아버지의 Hallo에 마음이 따듯해진 그때 감정을 떠올릴 때, 할아버지의 얼굴도 목소리도 떠올리려고 하면 기억나진 않지만 크게 외친 Hallo, 그 환대는 잊히지 않는다.
쇼윈도에 보인 목도리를 보고 홀린 듯 들어간 것이기도 해서 곧바로 목도리를 찾았다. 좋아하는 버터 색에 칭칭 둘러 얼굴까지 감쌀 수 있을 것 같은 길이의 목도리라 사버릴까 싶었는데 아직 겨울은 길게 남아있고 이곳에서 생활도 이 개월 남짓 남았기 때문에 가기 전까지 다시 생각해보기로 하고 수확 없이(?) 나왔다.
친구와 만나기로 한 식당으로 발을 옮기던 와중에 눈에 띈 놀이기구. 그물망 같은 놀이기구가 건물과 도로 사이에 덩그러니 놓여있고 세명 남짓의 아이들이 열심히 매달려서 놀고 있었다. 독일에 와서 매 순간 독일 사회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어딜 가나 작은 놀이터 하나쯤은 만들어져 있고, 놀이터라고 부를 만큼 완전한 형태의 놀이터가 들어설 수 없는 공간이라면 저렇게 뜬금없더라도 꼭 놀이기구가 하나씩 놓여 있다. 여담이지만 스무 살 때 노 키즈존이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했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 문득문득 찾아온다.
로컬 세라믹을 판매하는 가게를 발견했다. 작은 가게였는데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과 구매하려고 줄을 선 사람들이 복작복작했다. 그릇이나 컵, 자기류를 좋아하기도 하고 '로컬'이라는 단어만 붙으면 취약한 사람이라 여기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그릇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고민하다 들어갔다. 아래 사진에 있는 청록색 비누 받침이 예뻐서 갖고 싶었지만 여기에선 비누를 쓰지도 않고 한국에 가져가자니 짐이 될 것 같아 그만뒀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적당한 가격대의 예쁜 컵을 발견해서 사려고 하니 줄이 너무 길어 식당에 시간 맞춰 가지 못할까 봐 이번에도 빈 손으로 나왔다.
슈투트가르트에 공사 중인 도로가 얼마나 많은지 좀 더 빨리 갈 수 있는 길이 분명히 구글맵에 나와 있지만 공사 중이라 그 길로 갈 수가 없어 돌아 걸어가서 식당에 도착했다. 메뉴는 부리또. 전날 좋아하는 유튜버의 영상에서 나온 멕시칸 음식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구글맵을 뒤져 한국인 후기가 있는 멕시칸 레스토랑을 찾았다. 또 내 눈길을 끈 것은 건물이었는데, 완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건물에, 튀어나온 테라스와 덮고 있는 유리창이 멋있었다. 통유리로 이루어진 건물을 정말 좋아해서 어딜 가나 그런 건물은 사진을 찍게 된다. 그 옆 사진은 식당 바로 옆에 있던 미용실인데 한국에서 볼 법한 인테리어라서 친숙했다.
내가 주문한 건 브리또 볼. 콩을 넣고 싶지 않았는데 서브웨이 같은 주문 방식이라 다급하게 물어보는 직원에게 생각과는 다르게 입으로는 블랙빈을 말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내가 제일 앞에서 주문했고 뒤로 사람이 몰려와서 빨리 주문해야 할 것 같은 은근한 압박감을 받았다.
그렇게 탄생한 부리또 볼이지만 내 입맛엔 아주 잘 맞고 양이 많아서 아주 만족스러운 점심 식사였다.
도서관에 가기 위해 U반을 탔다. U반에서 내려서 일분만 걸어가면 바로 도서관 건물이 보인다.
한국어, 영어, 독일어, 아랍어(?)가 건물 사면에 적혀있다.
이은영 건축가는 아헨 공과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이 슈투트가르트 시립도서관과 한국의 여러 건물들을 지었는데, 그중 송파에 지은 아파트는 이 도서관과 똑같은 외양을 하고 있다. 빽빽하고 답답해 보여서 굉장히 혹평을 받는다고 읽었다. 들어선 건물이라곤 높은 빌딩이나 아파트밖에 없는 한국 같은 작은 땅에 창이 작으면서 덩치는 큰 건물이 떡하니 있으니 그렇게 느낄 만도 할 것 같다.
어떤 건물은 색감이나 모양이 너무 튀는데도 주변과 은근하게 조화로우면서도 또 어떤 건물은 그렇지 않다. 이 건물을 보고 도서관 안에 들어가서 내가 어떤 건물을 설계한다고 상상해보니 엄두가 안 났다.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건물이면서 세상에 없던 구조물을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8층에 올라가서 위에서부터 내려오며 구경하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는데 8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가 도저히 오지 않아 7층에서 내리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런데 1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길래 그곳에 계시던 사서 분께서 뷰를 보려면 4층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하셨다.
어렸을 때 책에 파고들어 읽을 정도로 책을 좋아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도서관에 가는 것 자체는 좋아했던 것 같다. 학교 도서관에 가서 사서 선생님과 새로 도서관에 들여온 식물 부레옥잠에 대해서 떠드는 것도 (도서관에서 떠드는 걸 좋아했던 초등학생이었다...) 좋아했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책을 집어 들고 내용도 이해 못 하면서 나는 남들과 다른 책을 읽는다는 심정으로 초등학생이 부릴 수 있는 허세를 부리는 것도 좋아했고, 창가 자리 원색의 스툴에 앉아 햇빛이 들어 생기는 빛줄기를 보는 것을 즐기기도 했다. 대여 기록으로 다독상을 줬었는데 나는 한 번도 받지 않았던 걸 보면 확실히 도서관에 '있는 것'만 좋아했던 듯하다. 우리 동네엔 당신의 주택 일 층을 시민 도서관으로 만들어서 개방하신 동네 어르신이 계셨다. 그곳을 매일같이 친구와 들렀었는데, 그런 기억도 떠올랐다. 참, 그곳의 사서 분과도 친하게 지냈었고 그곳에 계신 정원사 분, 다른 어르신들을 많이 마주쳤었는데 아직도 누가 창설하셨는지 얼굴은 본 적 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이외에도 정독 도서관, 숲 속 도서관 등등... 아무튼 나의 유년시절 중 대부분은 다시 그 추억을 떠올리면 도서관을 주축으로 형성되어 있다.
'경계가 불분명한 도서관'
슈투트가르트 시립 도서관을 구경하며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Musik 테마의 한 층엔 음악 CD가 종류별로 정리되어 있었고 심지어 합주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여행 한 달 전 2022년에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열리는 조성진 콘서트를 예매했는데, 베를린 필하모닉 재즈 CD가 반갑고 그때 마주할 설렘이 벌써부터 느껴졌다. 의자, 책상, 책장, 책 이 누가 봐도 명확하게 비치된 도서관에 익숙해져서인지 소파를 저렇게 난데없이 구멍을 파 들여놓은 구조를 도서관에서 보니 낯설면서도 근사하다고 생각했다. 매거진 캐비닛 디자인도 너무나 멋졌고, Kinder 층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엮어 비치해 둔 것도 도서관의 기능을 다시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또 책을 분류하여 제자리로 갈 수 있게 해 주는 기계가 층마다 설치되어 있는데 방문객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유리창을 설치해 두었다. 마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초콜릿 공장을 견학하는 아이들이 된 기분이었다.
8층엔 갤러리와 카페가 있는데, 카페는 코로나로 인해 운영을 중단한 것 같았다.
도서관에 갤러리라니? 대학생이 된 후로 도서관은 학교 도서관만 가 본 사람이라 내가 모르게 도서관의 형태와 구성이 많이 바뀐 것인가 싶었다.
밖을 봤는데 어느새 눈이 내리고 있었다.
바로 건너편에 멋진 주상복합 건물이 있어서 눈 오는 풍경이 더 아름다웠다.
다소 짠 점심을 먹고 걸어 다녔더니 목이 타서 역사 안에 있는 스벅까지 걸어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잔씩 마셨다. 아이스커피를 주문하면 아이스크림을 넣어주는 독일에서도 잃을 수 없는 얼죽아... 컵 홀더가 없는 건지 안 가져온 건지 한겨울에 손이 너무 시려서 장갑을 꺼내서 한 짝씩 컵홀더처럼 사용했다.
Staatsgalerie, 주립 미술관에 도착했다. 사진으로 보던 모습과 똑같았다. 연두색 메인 컬러가 내부에도 칠해져 있는 건 다소 촌스럽게 느껴졌으나 외부가 정말 멋있었다. 적당한 곡선과 직선의 조화가 잘 어울렸고, 대리석과 플라스틱, 그리고 쨍한 색감과 차분한 베이지 색 타일이 잘 어울렸다.
Staatsgalerie에는 특별전시와 상설전시가 있었다. 특별전시는 추가 요금을 내야 하고 상설전시는 학생이면 무료!
서럽고 외로운 일이 많은 유럽에서 교환학생을 하는 게 후회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면 미술관 티켓 부스에서 학생증을 보여주는 순간이다.
상설전시만 해도 모네, 르누아르, 렘브란트, 피카소 등 유명한 작가의 보지 못한 작품이 많으니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물어보지 않았지만 우리를 붙잡고 어디부터 봐야 한다고 말해주시던 관계자분은 내가 한 바퀴를 돌고 오니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탈리아 바로크(내가 잘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미술을 볼 수 있다고 안쪽으로 들어가라고 하셨다.
아, 보안 담당자들이 노골적으로 나를 따라다녀서 불편하게 관람한 기억이 난다. 심지어 그림 보고 있으면 옆에 와서 나란히 같은 그림을 보는 구도일 때도 있었다. 주변 다른 서양인 관람객에겐 그러지 않아서 매우 불쾌했다.
유럽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발견한, 에곤 쉴레 그림도 있었다.
에곤 쉴레 그림을 좋아하는 친구가 떠올라 친구에게 바로 사진을 찍어서 보냈다. 그 옆에 나란히 전시된 다른 작가의 그림도 에곤 쉴레와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그림이라 왠지 이 친구가 좋아할 것 같아 함께 보내 주었다.
피카소의 그림과 목각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에선 볼 수 없었던 목각 전시라 흥미롭게 보았다.
자랑스럽게도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가 마지막에 전시돼 있었다.
작가가 누군지 안 보고 '오... 유럽의 누군가도 백남준 작가와 비슷한 작품을 만들었네' 하고 로비로 나왔더니 친구가 백남준 작품 얘기를 꺼내길래 그제야 알았다.
전날 슈투트가르트가 고향인 버디 S에게 맛집과 카페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S는 자신은 슈투트가르트에 떠나온 지 오래됐고, 집에 가면 외식은 하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자신의 친구가 엄청나게 맛있는 터키 음식점을 알려줬다며 나에게 전해줬다. 별 기대하지 않고 찾았는데 인테리어가 완전 한국 감성이라 친구랑 이거 한국에 들어오면 무조건 잘 될 거라고 계속 말했다ㅋㅋㅋ 호텔 라운지 바같은 인테리어에 주문하는 방식도 특이하다. 카드를 가져가서 주문을 셀프로 먼저 하고 가져오는 것도 셀프, 떠날 때 카드로 주문한 내역을 확인하고 결제하는 방식이다. 직원분이 영어를 안 쓰셔서 사장님처럼 보이는 분이 호탕하게 사용 방법을 알려주셨다. 호탕한 사장님이 구현하고 싶은 시스템과 인테리어를 모조리 넣으신 것 같았다. 나는 닭고기가 들어간 라자냐 같은 걸 층층이 쌓아 사워크림을 넣은 요리 (이름이 기억 안 나서 장황하게 설명한다.)를 시켰고 친구는 터키식 타코 세트를 시켰다. 친구와 나 둘 다 터키 음식은 케밥도 그렇고 다 맛있는 것 같다고 계속 말하면서 먹었다. 케밥 전문점이 터키 음식점 자체는 처음이었는데 이 쪽 지역의 음식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닭고기를 어느 시즈닝을 뿌려서 어떤 굽기 방식으로 구웠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생각나는 맛이다.
유럽에서 대관람차를 타보고 싶었다. 꼭 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산에 가서 케이블카를 타듯이 은연중에 흔한 로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야 할까. 지나오다 발견한 대관람차를 타러 갔다. 슈투트가르트의 명소들에 일루미네이션을 하고 있었다. 매일 밤마다 불을 켜 두는 걸까, 그렇다면 세금이 엄청나겠다, 궁금했는데 L에게 물어보니 크리스마스에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궁금증 해결.
탑승 시스템이 한국에서 여태껏 탔던 대관람차랑 달랐다. 천천~히 돌아가면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게 흔히 알고 있는 대관람차 탑승 방법이지 않나. 이곳 대관람차는 사람들이 타고 내릴 때마다 멈추었다가 차례대로 일정 수의 사람들을 태우고 세 바퀴가 연속으로 돌아간다. 밖에서 보면 빠르게 돌아간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타보니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타고 내릴 때마다 이미 타고 있는 사람들은 공중에서 멈춰 있다... 그리고 세 바퀴째 돌아갈 땐 볼 만큼 야경을 다 봐서 내리고 싶었던 마음.
공중에서 본 슈투트가르트 야경은 생각보다 정말 아름다웠고, 어디까지가 슈투트가르트 지역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넓게 다가왔다.
건축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슈투트가르트에 방문한다고 한다. 이론적인 지식은 없어도 건축물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주변과 짜 맞추어 감상하는 걸 좋아해서 기회가 되면 다시 방문해 슈투트가르트의 건물들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다.
언젠가 여름날의 슈투트가르트를 재방문하기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