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어떻게 알았어

예상은 예상을 빗나간다.

by 글코트

밤길 운전하는 삼촌에게 사촌동생 예나가 말했다. “아빠 많이 졸리지 아빠옆에 핫식스 나뒀으니까 마시면서 조심해서 운전해~.” 포항으로 이동하는 동안 나머지 가족들은 차에서 간단히 닭강정으로 식사를 때우고 있었다. 내 무릎 위에 앉아서 가고 있는 고은이가 말했다. “엄마 숨소리가 너무 커 조금 숨 좀 작게 쉬어! ” 닭강정이 매운맛이었던지 매워서 헥헥 되고 있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고은아 엄마에게 엄마 매우시죠 물이라도 드릴까요라고 말하면 엄마가 무안하지 않을 것 같은데~라고 알려주었다. 포항에 무사히 도착하여 짐을 풀고 잘 준비를 모두 마치고 침대에 누었다. 피곤한 날은 웬일인지 더욱 잠이 쉬이 들지 못하여 눈을 말똥이 뜨고 있는 고은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주기 시작했다. 고은아 ~ 엄마는 고은이를 사랑한단다~ 그러자 갑자기 고은이가 집게손가락을 들더니 내 입술을 잡아 입을 다물게 한 뒤 검지 손가락을 자기 입술에 가져다 대며 쉬쉬 한다. “엄마, 엄마노래에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 ” 그 순간 저항 없이 웃음이 터져버렸다. 고은이의 특별한 성격을 잘 알고 있지만 예상을 늘 빗나가는 고은이의 생각과 행동은 이렇듯 나를 뻥지게 만든다.

고은이에게 좋아하는 친구가 생겼다. 조금 특별한 사이라고 설명해 준다. 여느 때와 다름없던 하루 3시가 되어 유치원에서 하원하고 간식을 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카톡. 유치원엄마 카톡방이 울렸고 필렉스엄마였다. 오늘 스쿨버스에서 내릴 때 케일리가 필렉스한테 귓속말로 뭐라고 하길래 필렉스 엄마가 ”케일리가 뭐라고 얘기했어? “ (케일리는 고은이 영어이름이다) 물어보았더니 필렉스가 비밀이라고 했다고 한다. 비밀?? 비밀이라곤 없던 아들이 비밀이라고 얘기하자 필렉스엄마는 적지 않아 당황했다고 하며 유치원카톡방에 수다의장이 피었다. 그리고 요거트에 꿀과 사과를 넣어 떠먹고 있는 고은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하원할 때 뭐라고 했어? ” 물었다. 어! 어떻게 알았냐는 표정이다. 카톡방에 주고받았던 엄마들의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씨익 웃으며 ”나도 비밀이야 “킥킥대며 자기 할 일을 하러 휙 가버린다. 7살 되더니 6살 때보다 더욱 영악스러운 면이 부각되는 듯하다. 모든 일과가 끝나고 욕실에서 양치하고 있는 고은이의 발에 비누를 묻혀주고 따뜻한 샤워기로 헹궈주며 한 번 더 질문이 들어갔다. “하원하면서 필렉스한테 뭐라고 했어?” 긴장이 풀린 고은이 , 비밀이라고 했던 사실을 술술 털어놓는다. “필렉스 귀에 대고 필렉스한테 이렇게 말했지~ 스쿨버스에서 내리고 나서 다시 나 쳐다보면서 손 흔들어 달라고~ ” 와 역시 내 예상 속에 없던 대답이었다.



어! 엄마 닮았다! 예상치 못했던 말 중에는 기분좋은 말도 간혹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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