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서 Oct 03. 2024

문배동 육칼, 매콤한 육개장 칼국수가 먹고 싶을 때


육개장 칼국수.


육개장과 칼국수의 조합이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나름 음식 쪽에서 매니아가 많은 메뉴다. 다루는 집이 적은 만큼 잘하는 가게를 찾기가 힘들다. 칼국수 면의 전분기가 육개장의 국물과 잘 조화를 이루는 곳을 좋아한다.


육개장에 들어간 푹 익은 대파가 맛있다. 육개장과 대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데, 아예 무나 토란대 등을 제거하고 대파 만으로 끓인 ‘대파 육개장’이라는 메뉴도 존재할 정도다.


육개장에 들어가는 대파의 알맞은 익힘 정도, 거기에 이븐하게 삶아진 면의 탄력이 더해지면 최상의 조합이 탄생한다. 죽처럼 퍼지지 않도록 타이트하게 끓여진 육개장 칼국수의 환상적인 맛. (네, 맞아요, 요새 흑백요리사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ㅋㅋ 진짜 재밌네요.)


오늘은 육개장 칼국수 명가 ‘문배동 육칼’을 찾았다.


위 사진의 문으로 들어가면 안쪽에 마당이 나온다.


입구로 들어가면 홀이 꽤나 넓다.


밑반찬. 미역줄기볶음이 새롭다.


나왔다. 육개장 칼국수. 공깃밥도 같이 주는구나.


대파가 정말 많이 들어있다.


기름기 있는 국물은 매콤칼칼한 스타일이다. 살짝 점도가 있다. 아 근데 좀 맵다.


면은 쫄깃한 쪽이다. 한 번에 다 넣지 말고 두 번에 나눠 넣자. 그래야 국물이 자작하게 먹을 수 있다.


넣으면 요런 모양이 된다.


이제 후루룩후루룩 먹으면 된다. 면은 쫄깃쫄깃 찰지다. 뚝뚝 끊어지지 않아서 좋다.


고기도 제법 들어있다. ’우와 많다‘ 할 정도는 아니다.


생각보다 매워서 슬슬 땀이 나기 시작한다. 에어컨 바로 앞에 앉아서 다행이다.


미역줄기볶음이 생뚱맞다 싶었는데, 의외로 매콤한 국물과 잘 어울린다.


파가 듬뿍이다. 푹 익어서 부드럽고 달다.


처음엔 면과 국물이 따로 놀진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국물이 면에 잘 배어들었다. 그래서 씹는 맛이 좋다.


육개장 국물이 생각보다 매워서 김치에는 손이 잘 안 간다. 자꾸 미역줄기볶음만 먹는다. 리필이 필요하다. 여기서 셀프로 가져다 먹으면 된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매운 걸 잘 못 먹나 보다.


국물 속에서 고기를 찾으면 횡재한 기분이다.


면이 금세 동났다.


밥을 말아보자. 밥이 많진 않다. 우리 아들 6살 때 먹던 정도의 양이다.


고기도 같이 올려서 밥 한 숟가락. 흰밥은 언제 먹어도 달디달다.


다 먹었다.

완료


매콤칼칼한 국물의 대명사인 육개장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입맛 없고 지칠 때 한 그릇 뜨끈하게 먹으면 그만한 든든함이 또 없다.


여기서는 칼국수까지 같이 먹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가. 세상엔 맛있는 음식이 참 많구나.


평일 점심시간에는 근처 직장인들로 늘 만석일 테니 한가한 시간을 노려보자.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차알, 아메리칸 차이니즈 요리란 바로 이런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