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에 의하면, 중화비빔밥이 별미 중 별미라던데. 나는 궁금했다.
대체 중화비빔밥이란 무엇인가?
일단 정의는 이렇다.
대구광역시에서 돼지고기, 양파, 당근 등의 재료를 매콤하게 볶아 밥에 비벼 먹는 중국식 비빔밥
글을 읽어도 알 수가 없다. 무슨 맛인지 상상이 안 간다. 그렇다면 먹어봐야지. 하지만, 먹어보고 싶어도 먹어볼 만한 곳이 근처에 없었다. 진정 대구에 가야 한단 말인가?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어떤 글을 읽었다. ‘보배반점’이라는 프랜차이즈 중국집에서 중화비빔밥을 판매한다는 내용이었다.
오호, 그렇담 가봐야지.
‘보배반점’
실내는 아주 잘 꾸며놨다. 아메리칸 차이니즈 레스토랑 같기도 하다. 요새 이런 무드가 유행인가.
키오스크로 주문한다. 간편하다.
단무지와 쨔사이 무침이 기본 반찬으로 제공된다.
나왔다.
드디어 만났다. ‘중화비빔밥’
첫인상은 오징어덮밥이나 제육덮밥에 가깝다.
음, 이거 제육덮밥이잖아. 풍기는 향도 그렇고. 딱 그건데.
불향이 진하다. 새우, 오징어, 돼지고기를 양파, 양배추 등과 함께 매콤하게 볶아낸 모양새다.
한 입 먹어보자.
맞네. 이거 직화 제육볶음 맛이다.
아는 맛이었잖아. 기대가 너무 컸던 건지, 이게 중화비빔밥이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다른 가게에서도 한 번 먹어봐야 비교가 가능하겠다.
그대로 가긴 섭섭하지, 다른 것도 한 번 맛보자.
차돌짬뽕을 주문했다.
차돌이 들어가서 그런지, 살짝 매콤하고 기름진 소고기 국밥 맛이 난다.
국물이 진하다. 하지만 익숙한 짬뽕처럼 막 자극적이진 않다.
차돌이 제법 들어가 있다.
면은 마치 ’알 덴테‘처럼 씹는 단면이 잘 느껴지는 식감이다. 붇지 않은 느낌이라 마음에 든다.
군만두도 맛보자.
직접 빚은 것 같진 않구나.
그냥 만두다. 꽉 차있다거나, 육즙이 진하다거나 하진 않다.
다시 짬뽕 한 입. 고기도 같이.
또 먹어봐도 역시나 직화제육덮밥 맛이다.
면 한 번.
밥 한 번.
어느새 다 먹었다.
커피를 가져갈 수 있게 매장 안에 준비해 놨더라. 덕분에 시원하게 입가심할 수 있었다.
궁금한 건 먹어보고 싶은데, 먹어봐도 이게 맛있는 건지 알 수가 없는 묘한 상황.
다른 ‘중화비빔밥’을 몇 군데 더 먹어봐야 비교가 가능하겠다.
보배반점은 프랜차이즈답게 여기저기에 지점이 있다. 깔끔한 매장 관리와 적당한 수준의 일관된 맛으로 승부를 보려는 것 같다.
비슷한 컨셉의 ‘홍콩반점’보다 맛이 좋았다. 홍콩반점은 몇몇 지점의 수준 낮은 맛과 특유의 불친절을 경험하곤 다시 방문하지 않고 있다. 좀 나아졌으려나.
많은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이 춘추전국시대에, ‘보배반점’은 맛과 서비스로 정면승부하여 부디 살아남길 바란다.
그나저나 ‘중화비빔밥’을 제대로 먹어보려면 대구에 직접 가봐야겠는데. 이거 어쩐담. 고민 좀 해 봅시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