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오늘 도착했지만, 방에 그냥 누워있긴 뭐 하다.
어디라도 가봐야 되는데.
한국에서 계획을 세우지 않고 그냥 온 거라 뭘 봐야 될지 모르겠다.
이거 한 장 덜렁 출력해서 왔다.
곰곰이 읽어봐도 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계획 좀 세우고 올걸 그랬나.
하지만 이렇게 대책 없이 오는 여행이 부담 없고 좋다.
나는 혼자 오는 여행마다 매번 그랬다. 계획이 딱히 없었다.
계획 없다고 ‘이게 웬 시간낭비냐’ 라고 탓하는 사람이 없고, ‘더 맛있는 음식 없냐’고 재촉하는 사람도 없다. ’애걔~ 겨우 이거 보러 온 거야?‘라고 비아냥대는 사람도 없다.
혼자 여행하면 누구에게도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나는 혼자 다니는 게 편하다.
내키는 대로 가면 되지.
일단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보자.
본격 롯폰기 탐방이다.
‘츠타야, 그 수수께끼’ 라는 책을 감명 깊게 봤었다. 드디어 만나는구나 츠타야 서점. 츠타야 방문은 이번 여행의 목표이기도 했다.
앉아서 차도 마시고 음악도 듣는 서점.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기획이었다. 그렇지 이게 바로 ’기획‘이지.
문고본 천국이다. 부럽다.
잡지 종류가 어마어마하다.
저 끝까지 모두 잡지다. 수요가 있으니 제작이 되고, 독자들은 질 좋은 잡지를 읽을 수 있는 선순환.
재미있는 제품이 있네. 이게 팔리는 건가.
이번 여행에서는 최대한 많은 츠타야 서점을 찾아가 볼 예정이다. 목표는 ‘방문하는 모든 츠타야 서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는 것’
말로만 들었던 없는 게 없다는 상점. 진짜 없는 게 없더라. 너무 많아서 뭐가 없는지도 모르게 생겼음.
복잡하다. 미로 같다.
한 품목에 수십 개 종류, 브랜드의 제품이 준비돼 있다.
길을 잃을 수도 있겠다.
한국에도 ’삐에로쑈핑‘이었나. 비슷한 컨셉의 가게가 오픈했었던 걸로 아는데, 망했다. 수요가 없기도 했거니와, 주변 상점들의 불만도 컸다고 한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위협‘이라나. 하지만 지금은 그 자리를 ’다이소‘가 차지했지.
럭셔리 브랜드가 집결한 쇼핑거리.
나는 쇼핑엔 관심이 없어서 매장에 들어가진 않았다.
동네 구경만 한다.
뭐 찍는 거냐고 물어보니, 나무에 불 들어오는 점등식을 했다고 한다. 이 동네 이벤트인가 보다.
기자들이 많이 모여있더라.
인기 스타가 오나 해서 좀 기다려봤다.
키 큰 여자분이 오셨다. 셀럽은 ‘키치세 미치코’였다.(누군지 모름)
그 유명한 도쿄타워.
롯폰기에 있었구만. 예쁘다.
클래식한 랜드마크 그 자체.
궁금해서 가까이 가보니, 제법 규모가 웅장하다.
저녁밥은 여기서 먹었다. 뭐 하는 덴지 모르고 그냥 들어감.
아무 데나 들어가서 먹는다.
맛없으면 그 나름대로 재밌는 경험이다.
오늘의 메뉴.
돼지고기와 가지의 매운 된장 볶음 덮밥.
맛은 그저 그랬다.
밤이 너무 늦었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자.
일본은 다양한 주전부리로 유명하다. 조금씩 도전해 보면 재밌겠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사 왔다.
오늘은 코카콜라.
모양이 특이하다. 뭐라고 쓰여있는 거지.
번역해 보면.
‘1일 1병 식사와 함께 식사에서 섭취한 지방의 흡수를 억제하고, 식후 혈중 중성지방의 상승을 억제한다.’
뭐라고?! 이거 완전 만병통치 약이잖아. 콜라도 먹고 건강도 지키..고… 말이 되나 싶지만, 마음의 안정이라도 얻어보자. ㅋㅋㅋ
이건, 아몬드 초콜릿 원조인 것 같아서 사봤다.
기분 탓인가. 이게 더 맛있구나. 오리지널의 힘인 건가.
이제 그만 자자.
1일차 총 걸음수 : 18598
1일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