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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 Park Sep 09. 2023

한국형 디자이너에서 벗어나야 진짜 디자이너가 된다.

디자이너는 어떤 직업인가

이건 기획자가 해줘야하는 거 아닌가요?

내가 지금까지 수 많은 디자이너 분들과 일하면서 가장 공감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모든 직무에는 전문성이 있고 회사마다, 담당자마다의 관점과 시스템이 다르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해서는 꼭 물음표를 던지고 싶다.


물론 디자인의 분야는 너무 광범위 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 언급하는 디자이너는

UI/UX, 그래픽 디자인, 브랜드 디자인 등으로 통상 시각 디자인 분야의 대표적인 디자인 분야에 한정해서 이야기 하겠다.



200명이 넘는 디자이너분들과 함께 일하며 기획에 대해 생각하다.


지금까지 약 200명이 넘는 디자이너를 직접 채용하고 함께 일을 했다.

커리어의 출발은 다양하다.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

학원에서 디자인을 배운사람,

독학한 사람,

개발을 하다가 디자인이 너무 재미있어서 넘어온 사람,


나 또한 디자인 커리어로 출발했고 사업초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창업할 당시 시드머니가 부족했던 나는 너무 당연하게도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돈을 벌어 다양한 사업이 도전을 했다.

다른 사업에 도전하기 위해 시작한 프리랜서 디자인 활동은 다른 사업들이 실패하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운영하는 사업체가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약 10년전 부터 웹디자이너, 앱디자이너(10년전 당시에는 웹, 앱 디자이너라고 부르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그래픽 디자이너 분들을 회사에 모셔서 함께 크루처럼 일했다.


일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던 초기에는 정말 다양한 디자인일을 수주하면서 글의 서두에 언급했던 질문을 정말 많이 들었다. 

"이건 기획자가 해줘야하는거 아닌가요?"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나의 머리속에는 기획자를 채용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디자이너가 기획을 하는 사람이 아닌가?'

라는 말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그렇다.

디자인은 사전적의미로 설계이다.

통상 우리가 디자인 업계에서 쓰는 '기획'이라는 단어는 설계라는 의미를 다분히 내포하고있다.


내가 생각하는 큰 틀의 디자인이라는 단어의 이해가

'주어진 목적을 설계하고 시각화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결국

'디자인은 설계를 내포하고 있다'



디자이너는 박봉이다?

말 그대로다.

디자이너는 박봉이다.

다양한 통계자료나 디자인대가기준종합정보 시스템 등에서 제공하는 디자이너의 노임단가는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

내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디자이너의 초봉은 2,500~3,000만원에 그친다.

알아주는 대학을 나왔어도, 해외에서 공부를 하고 왔어도 초봉은 거의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떤 업계에서도 그렇듯 예외는 존재하지만, 통상의 디자이너의 초봉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디자이너가 기획을 하지 않기 때문'

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그나마 가장 좋은 대우를 받는 디자이너는 'UX 디자이너'이다.

뇌피셜에 가깝지만 그 이유는 직무적 특성에 '기획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디자인 분야에 있던 직무상 '디자인'이라는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기획을 해야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UI/UX 디자이너라면 고객이 서비스를 사용할 당시의 공간, 상황, 흐름을 이해하고 그에 적격한 인터페이스를 제안하고 설득력있는 합리적 결과물을 제안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래픽 디자이너도 고객의 경험적 사고를 기반으로 색채학적, 조형적 원론에 입각한 접근 방식과 직관적 인지를 고려한 기획을 제안하는 것이 필요하고,

브랜드 디자이너 또한 마찬가지로 고객의 브랜드 경험을 중점적으로 고객에게 어떤 이미지를 주는 것이 브랜드 시장 포지셔닝에 직/간적접으로 유효한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가이드라인, 편집, 심볼, 로고 등을 시각화하며 기획해나가야한다.


물론 기획 또한 한 전문분야이다.

절대 기획의 분야가 모두 디자인에 포함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적어도 디자인 결과물에 대한 기획에 대해서는 목적을 기획하는 사람과 함께 디자인의 기획을 제안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어야한다.




디자이너는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주어진 목적을 

"설계하고 시각화하고 경험하게 하는 사람이다."



제목에 있는 한국형 디자이너라는 말이 어찌보면 굉장히 공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당연히 한국에있는 모든 디자이너 분들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약 이 글을 읽은 누군가가 디자인 커리어 초입에 있고 디자인에 진심이라면,

그리고 어떤 뱡향으로 커리어를 키워야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위 언급한 내용을 꼭 곱씹어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는 한국에서 디자이너의 입지가 더욱 높은 위상 속에 있었으면한다.

모든 산업에, 모든 사업에 디자이너가 너무나 중요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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