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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게임화

Gamification_column_221

by 석주원

필자는 종로구에 거주하고 있다. 그래서 탑골 공원을 비롯한 종묘 주변에서 어르신들이 바둑과 장기를 즐기는 모습을 어린 시절부터 목격해왔다. 기간으로 치면 수십년일 것이다. 얼마전 기사에서 탑골 공원과 종묘에서 장기판과 바둑판을 몰아냈다는 기사를 보았다. 대의명분은 분명히 옳다.


하지만 수십년이 지나는 동안 국가가 노년층을 위해 해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반증이라고 확신한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그들 모두의 삶이 국가에 기여했다는 부분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삶을 살아온 사람들을 위해 유휴공간을 찾아 바둑판과 장기판을 놓아줄 곳이 없을까?


관광객이 증가하며 보기 좋지 않고 취객이 많아 지역에서 좋게 볼 수만 없던 부분은 이해한다. 하지만 대다수 고령층은 폭음 상태에서 장기와 바둑을 하지 못한다. 최소 절반이상은 멀쩡한 어르신들이 모여서 건전한 커뮤니티 활동을 한다. 고령층을 위한 국가차원의 목표 제시가 필요하다.


목표제시라는 이야기에서 갸우뚱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당장은 목표가 필요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정말 나 혼자 산다 시대의 시대다. 1인 세대수는 천만을 돌파했고 인구감소는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엄청난 숫자의 고령세대는 물론이고 1인 세대의 고령화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물론 당장 국가가 이런 대비를 하기 힘든 부분도 이해는 한다. 탑골 공원 뉴스와 비슷한 시점에 40대 모친과 20대 딸 두 명이 비극적 선택을 했다는 뉴스도 쏟아졌다. 고령만의 문제가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도 삶은 분명하게 녹녹치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이 작금에 우리의 현실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고통도 엄청난 상황이지만 향후 예상되는 확실한 고통에 대한 국가차원 고민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바둑 장기 같은 이유로 발생한 이슈들은 유휴공간 활용을 비롯해 동작구 보라매공원 장기 전용시설과 같은 방식으로 해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꿈과 목표가 있는 사람은 많지만 현실적 문제로 인해 없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 확실하다고 본다. 이 부분 국가에서 연령대별로 국가가 도움이 필요한 목표라는 형태로 도움을 요청하고 제공할 수 있는 보상의 현실적 내용들을 게재하고 서로 도움을 준다면 분명히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아직 활동할 수 있음에도 자신의 가치를 올바르게 찾지 못한 상태로 시간을 죽이며 건강만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아직 건강한 에너지를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고 개인의 행복도 향상될 수 있는 퀘스트 나열 방식의 목표 제시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목표와 미션을 부여하며 수천년 전부터 활용해온 작위나 표창과 가능한 범위 안에서의 의미 있는 보상 체계로 국가가 도움을 요청한 여러 항목들에게 대해 도움을 주는 국민들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향후 잠들어 있는 고령 국민의 역량을 활용하는 만큼 더 강한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 하루하루 또는 지정 기간 단위로 국가가 마련한 공간에서 게시된 미션과 퀘스트를 확인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적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된다면 개인과 국가모두에게 정말 다양한 형태로 긍정적 시너지가 넘쳐나는 미래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꼭 오길 기대해 본다.


모든 인생의 단계에서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 매기 쿤 」


by 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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