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뒷모습: 때로는 우리의 자화상.

엄마의 모든 날들-넷 번째 날

by 태을



성경 공부를 하시는 엄마는 하루에도 몇 시간씩 읽고 쓰고 하시며 마음을 수양하신다. 엄마의 마음속 아버지이신 그분(?)의 말씀으로 삶의 위안을 받으시며 때로는, 허나 아직도 부족하다 느끼시는 당신의 삶 속의 해답을 찾으시려 노력하신다.


거실의 작은 탁자는 엄마의 전용 책상이 되었다. 베란다로 쏟아지는 햇살을 벗 삼아 오늘도 인생을 쓰신다. 그 뒷모습을 딸인 나는 식탁에 앉아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다 문득,


‘어, 우리 엄마 너무 쪼그만 하다 등이 저렇게 작았나’


구부정하게 앉아 오늘을 열심히 쓰시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나는 잠깐 울컥한다. 내가 이렇게 커지는 동안 엄마의 사랑을 가져와 엄마는 저렇게 작아지셨구나. 그 자그마한 등을 조용히 다가가서 쓸어내린다. 그리고는 괜스레 말을 건낸다.


“엄마 위안의 아버지께서는 오늘도 좋은 말씀 주셔”


멋쩍게 쓸어내린 나의 손에 와닿는, 세월을 품은 엄마의 등이 오늘따라 참 애잔하다고 느낀 딸의 마음을 읽으셨을까 쓰던 손을 잠깐 멈춰 나를 바라보시며 온화하게 웃으신다. 그 웃음이 당신 위안의 아버지와 같다.


엄마의 세월이 담긴 뿌연 눈과 애틋함으로 울컥한 나의 눈이 마주하여 서로 닳은 미소를 지어 본다.




오늘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