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평안했다. 한국 날씨는 평안하지 못했다.
동남아 여행을 다녀온 몇몇 지인이 한국이 더 덥다고 말해주었다.
한낮의 열기는 무서울 정도라 밖에 나가기가 무서웠다. 나가질 않으니 돈 쓸 일도 없었다.
외식비도 줄었다. 날이 더우니 무거운 음식이 당기지 않았다.
쌀국수, 메밀국수, 짜장면, 쫄면 같은 면발만 먹고 싶더라. 빙수 한 그릇을 한 끼 식사로 해결하기도 했다.
물론 온라인 장바구니에 치즈, 과일, 고기, 간식 등을 마음껏 담았기에 식비를 많이 줄이지는 못했다.
8월 말에 떠날 발리 여행을 위해 옷을 몇 벌 샀다. 남편 반바지 3벌과 티셔츠 2장을 샀다.
7월에 샀으면 여름 내내 잘 입었을 텐데 늦긴 했다.
발리에서 잘 입고 내년에도 잘 입으면 되니까. 비키니도 구입했다.
국내로 가든 해외로 가든 비행기표를 제외하면 숙박과 식사 비용은 비슷하다.
다만 해외는 자잘한 필수 지출이 많다.
유심, 비자 발급비, 공항버스비, 여행자보험료, 일일투어비, 택시비 등이 통장을 살금살금 갉아먹는다.
여행 경비로는 10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물론 언제나 그랬듯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여행은 그만큼 돈을 지불했기에 얻는 기쁨이다.
돈을 내지 않고도 얻는 기쁨들(독서, 산책, 명상, 악기 연주 등)이 많아서 다행이다.
이번 달은 여행으로 인해 소비 다이어트에 실패했다.
예견된 실패라 마음은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