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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의 말들>

by 유자와 모과
서울숲.jpg


* 모과 왈


- 유자야, 남원 가면 전어먹어. 지금 전어철이야.

- 어떤 맛인데?

- 고등어보다 더 부드럽고 더 기름져.

- 왜 기름져?

- 산란하려고 살을 통통히 찌운 고기들이 올라오는데 그걸 잡아먹는거야.

많이 먹었으니까 살도 찌고 지방도 끼고 그런거야.

*지인들 대화 중


- 율이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야? 했더니, 공기밥이요 이러더라고요.

- 제 아들은 편의점에서 먹고 싶은거 골라 오랬더니 햇반 가져 오더라고요.

* 뒷산 갈림길에서 망설이는 부부. 남편이 묻는다.


- 길 안다며. 기억력이 나빠졌네

- 기억력이 나빠진 게 아냐. 외우질 못하는 거야.


*모과 회사 동료 왈


- 우리 엄마는요. ‘엄마 나 배고파’ 이러면, ‘나도’ 라고 대답해요. 밥 한번을 안해줘요.

*주일학교 공과시간


- 친구들, 오늘은 '자족'에 대해 배웠지요?

바울사도는 몸과 마음이 아플 때에도 감사했어요. 마음속에 주님이 계셨기 때문이에요.

친구들은 매일 매일 행복한가요? 사는 게 힘든 친구 있나요?

ㅇㅇ이 손들었네. 무엇 때문에 힘든가요?

- 동생이 제 말을 너무 안 들어서 힘들어요.

- 선생님, 우리 누나는 어제 저보고 가족도 아니래요. 저를 가족에서 없애겠대요.

* 지인 왈.


- 처음에 얘들을 롯데 호텔 뷔페에 몇 번 데려갔거든요.

그 뒤로 에슐리나 빕스 같은 데는 뷔페로 생각을 안해요.

호텔 조식 먹으면서 엄마 여긴 왜 랍스타가 없어? 묻더라니까요. 눈만 높아져선.

* 00 해장국 앞을 지나며 모과 왈


- 유자는 여기 해장국 못 먹어. 내장이 잔뜩 들었거든. 어떻게 생겼냐고?

양이라고 하는데 더러운 대걸레 같이 생겼어... 청소하고 나서 빨기 직전 모습.

보기에 썩 유쾌하지 않은거지. 특별한 맛이 있지는 않아.

식감은 곱창보다 나아. 내장이라 쫄깃쫄깃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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