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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ui Jul 05. 2021

취업상담소8

대학원 진학과 취업

학부 졸업을 앞두고서 취업을 할지 대학원 진학을 할지에 대한 고민은 답 없는 끝없는 고민이 되기도 한다.

공대생이 학부만 졸업을 하고서 회사를 가면 학력에서 밀려서 나중에 불리해진다. 공대생이라면 이런 말을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말이다. 이 말은 맞기도 하지만 틀리기도 하다. 물론 석사, 박사를 한다면 더 많은 또는 더 깊은 지식을 알게 될 것이고 그만큼 실력은 높아진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대학원을 가는 것 자체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선택이거나 반대로 완전히 잘못된 선택은 아니다. 문제는 '왜 진학을 하는지'와 '그래서 어떤걸 하고 싶은지'이다.

석사 진학도 역시 내가 하는 선택이다. 진학을 할지 하지 않을지에 대해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은 올 수 밖에  없다. 그 선택을 잘하기 위해서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사항들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다만 여기에서는 박사 진학 또는 석박 통합 과정에 대한 고민 보다는 석사 진학에 대한 고민에 맞춰서 말해 보고자 한다.   


1. 누구랑 상담을 하는가
교수님: 진학에 대한 상담은 학과의 교수님들과 많이 하게 된다. 지도 교수님이 될 수도 있고 수년 간 학교를 다니면서 친분이 쌓이게 된 교수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교수님들은 학문적 소양도 깊고 많은 학생들을 지도해 주셨기에 믿고 상담할 수 있는 분들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 분들은 모두 박사 과정까지 마치신 분들이다. 박사 과정을 마치고 교수님이 되신 분들에게 있어서 석사 과정은 상대적으로 큰 고민의 대상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히 밟아야 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진학을 하지 않은 교수님은 상대적으로 드물기 때문에 진학이 아닌 길에 대한 조언을 듣기에는 상대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취업지원실: 지금 시점의 취업 동향이나 석사 이후에 취업할 수 있는 곳에 대해서 미리 확인해 보려는 목적으로 찾을 수는 있다. 하지만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점에 진학 여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상태로 취업 지원실을 찾는건 개인적으로는 추천을 하고 싶지 않다. 취업지원실은 말 그대로 취업을 지원해 주는 곳이지, 진학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진학 여부에 대한 고민을 마치고서 취업으로 결정을 하는 시점에 바로 찾아야 하는 곳이다.

선배: 선배들은 진학/취업 상담을 하기에 가장 좋을 수 있는 분들이다. 하지만 문제는 어느 정도 이상의 친분이 있지 않는 한 최근에 취업한 선배와 만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막 신입 사원으로서 회사에 다니는 선배와의 상담은 생각보다는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하게 되는 선택이 학교에서 보이는 선배들이 된다. 그 선배들은 바로 대학원생들이다. 대학원생 선배에게 진학에 대해 물어보면 제일 많이 나오는 대답은 "도망쳐"일 것 같다. 그들에게는 현재 연구실의 연구 분야나 동향에 대해서는 알아볼 수 있으나 졸업 이후의 전망에 대한 내용까지는 알아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누구한테 물어보라는 말인가. 누구 한 사람이 답을 알려주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들어보고 싶다면 정확한 한 명이 아니라 다른 상황에 있는 여러명에게 물어 보는 것을 추천해 주고 싶다. 여러 의견을 들어 보는 것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내가 선택을 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방법이 된다.   


2.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진학에 대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하고 싶은 일을 정확히 몰라서 고민을 하게 되기도 한다. '공대생이니까 일단 석사는 해야지'라는 말은 사실 하고 싶은 일을 정확히 모르니까 우선 석사 진학이라도 해보자 라는 의도일 수도 있다. 공대 졸업 후에 취업을 한다고 해서 모두가 공학적인 연구만 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구매, 영업 등의 Staff 직군으로 일을 할 수도 있다. 공정 관리나 생산 관리 직무를 수행할 때도 석사 학위가 필수적이지 않다. 연구 직무로의 취업을 생각한다면 진학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하고싶은 일은 어떤 것인지 끝까지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할 수 있는 일이 어떤것들이 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은 너무 나도 중요하다. 아는 만큼 선택할 수 있는 것인 만큼 어떤 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들 중에서 어떤 직무에 관심이 가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3.내 취향과 맞을까 
이 질문을 석사 과정 학생들에게 혹은 석사를 졸업한 분들에게 물어한다면 대부분의 대답은 아마 "취향과 굉장히 맞지 않는다"일 것이다. 진학은 내 취향이 연구와 맞아서 하기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또는 내가 더 깊이 알아보고 싶은 분야가 있어서 일 것이다. 하고 싶을 일을 하기 위해서이지만 그 과정까지 하고 싶은 일은 아닐 확률이 높다. 또한 내가 알고 싶은 분야를 알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지만 알고 싶지 않았던 것들도 알아야 하거나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아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내 취향까지 맞는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진학을 함에 있어서 취향까지 맞추기는 힘들 수 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실의 연구 분야이지만 개인의 취향과 연결될 수 있는 것은 연구실 성향이나 분위기가 될 수 있다. 논문을 많이 내시는 연구실, 외부 프로젝트를 많이 하시는 연구실, 타 학교와이 교류가 많은 연구실, 자대 출신이 많은 경우, 박사과정 의 비율, 신생 연구실 등 각각에 따라 향후에 얻을 수 있는 것들도 많으니 석사로의 진학을 결정한다면 이것들에 대해서 알아 보는 것은 필요하다.


4.하고 싶은 일은 없나? 
석사 학위에 대해서 판단을 하기 전에 석사 진학을 하게 된다면 큰 이변이 없다면 2년간의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게 된다. 그리고 2년 뒤에 석사 학위와 함께 최소한 학위 논문이 생긴다. 하지만 여기서 2년이라는 시간에 대해서 덜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하는 것 같다. 학부를 빠르게 졸업한 경우라면 크게 고민이 되지 않는 2년이 될 수도 있지만 재수도 하고 휴학도 한두번 한 경우라면 이 때의 2년은 생각보다 큰 기간이 될 수 있다. 취업을 하지 않고 선택한 2년이라는 시간은 전문 자격증을 준비해 볼 수도 있는 기간이고, 스타트업을 준비해 볼 수도 있는 기간이다. 진학을 하게 된다면 대부분 2년 뒤에 학위를 받게 된다는 안정성이 있다. (물론 안전성이 있는 만큼 힘든 점도 있다) 이 시간 동안 이 만큼의 노력으로 해낼 수 있는 것들도 많은 만큼 다른 대안은 없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5.박사 진학도 할 것인가.
석사 과정으로만 진학을 할 때에도 박사 진학에 대해서 어느 정도 결정은 해 놓아야 한다. 통합과정 만큼은 아니지만 진학 여부에 따라서 석사 생활에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석사만 한다고 학업을 덜 해야 한다거나 연구실 생활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석사를 마친 이후에 박사를 하려고 한다면 연구실의 연구 분야에 대해서 보다 면밀히 알아보야 한다. 큰 주제는 같아 보여도 내부적으로는 확연히 다른 분야의 연구가 진행될 수 있다. 모든 연구실이 변화 없이 같은 주제의 연구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수님의 성향에 따라 주로 기존의 연구 분야를 유지하기도 하고는 반면 어떤 교수님은 계속해서 새로운 분야의 연구를 시도하기도 한다.


6.석사를 하고 나면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학부생 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점도 알게 된다. 바로 내가 얼마나 모르는 지를 알게 된다. 세상엔 정말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고 내가 생각해본 연구 주제들은 이미 논문으로 수없이 발표되었다. 그것도 이미 한참 전에 말이다. 공부할 것들은 많지만 그중에 극히 일부만 익히기에도 벅차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학부생 때보다 논문도 많이 읽고 프로젝트 수행과 연구 진행을 하면서 하면서 아는 것은 더 많아진다. 적어도 앞으로 연구를 한다면 어떻게 하는지, 논문을 쓴다면 어떻게 쓰는지는 확실히 알 수 있게 된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석사 과정은 그 기간 동안 많은 것을 이뤄내기 보다는 앞으로 내가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시간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석사 과정에 대한 고민은 자칫 정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게 될 수 있다. 고민 자체는 언제나 중요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 나중에 다시 돌아봤을 때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든게 만족스러울 수는 없을 수 있지만 다시 돌아가더라도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면에서 고민을 하고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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